정치 정치일반

[4·13총선] 의석수·지지율 모두 ‘헛다리’…다시 고개든 여론조사 무용론

집전화 의존 한계…민심 못읽고 혼란 악순환만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 SNS통해 뼈저린 반성문

“업계 대신해 사과…휴대폰 통한 설문 허용해야”

제20대 국회의원선거가 열린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운학교에 마련된 제20대 국회의원선거 투표소 앞에서 한 유권자가 출구조사에 응하고 있다./송은석기자제20대 국회의원선거가 열린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운학교에 마련된 제20대 국회의원선거 투표소 앞에서 한 유권자가 출구조사에 응하고 있다./송은석기자




이번 4·13 총선의 최종 결과가 각종 여론조사 전문기관의 예측을 완전히 빗나간 형태로 나오면서 정치권 안팎에서 ‘여론조사 무용론(論)’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정확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해야 할 여론조사가 오히려 민심을 읽지 못하고 유권자를 혼란에만 빠트리는 일이 반복되면서 조사 방식 자체를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최종 집계에 따르면 각 정당의 총 의석 수(비례대표 포함)는 △더불어민주당 123석 △새누리당 122석 △국민의당 38석 △정의당 6석 △무소속 11석 등으로 나타났다.

이는 총선 전 새누리 160석 안팎, 더민주 100석 안팎 등을 예상한 각종 여론조사 전문기관의 전망을 턱없이 빗나간 수치다.


지역구별 여론조사도 결과를 제대로 맞히지 못하기는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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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지역구를 놓고 같은 날 시행한 여론조사임에도 기관에 따라 순위가 뒤바뀌는가 하면 자고 일어나면 10%포인트의 격차를 가뿐히 뒤집는 경우가 속출했다.

정세균·오세훈 후보가 승부를 겨룬 서울 종로, 전재수·박민식 후보가 격돌한 부산 북강서갑, 김진표·정미경 후보가 맞붙은 경기 수원무, 정종섭·류성걸 후보가 대결한 대구 동갑 등이 대표적인 사례였다.

이 같은 ‘여론조사 부실’의 핵심적인 원인은 집 전화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조사방식이 꼽힌다. 집 전화를 사용하는 유권자는 점점 줄어들고 있을 뿐 아니라 가정주부나 노년층을 제외한 상당수의 유권자가 집 밖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상황임에도 현행법상 휴대폰 안심번호는 이동통신사가 정당에만 제공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총선에서도 같은 지역구를 놓고 여론조사 기관 단독으로 집 전화에 의존해 여론조사를 시행했을 때와 기관이 당의 의뢰를 받아 휴대폰까지 포함해 조사를 진행했을 때 결과가 완전히 달라지는 경우도 있었다.

여론조사 무용론이 확산되자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뼈저린 ‘반성문’을 쓰기도 했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업계를 대신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제한 뒤 “유선전화만으로는 조사를 하기 어려운 상황을 감안해 휴대폰 안심번호를 당내 경선 여론조사뿐 아니라 모든 여론조사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법 개정을 촉구했다./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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