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총선 참패에 따른 혼란을 수습할 새도 없이 당권 경쟁을 두고 또다시 격랑에 휩싸이게 됐다. 지도부 공백 사태가 가시화되면서 조기 전당대회 개최가 불가피해졌다. 2017년 대선을 관리하게 될 차기 지도부는 향후 당내 대권 경쟁을 좌우하게 된다. 당내 패권이 걸려 있는 만큼 친박계와 비박계는 당권 경쟁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 공천 파동에 이은 양 진영 간 혈투가 재연될 조짐이다.
김무성 대표는 14일 당 중앙선거대책관리위원회 해단식에서 “선거 참패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오늘부로 당 대표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김 대표에 이어 김태호 최고위원과 황진하 사무총장도 사의를 표명했다. 당 안팎에서는 당내 분열과 혼란을 매듭 짓기 위해 조기 전대 카드를 꺼내 들 것으로 예상한다. 전대는 이르면 다음달에 치러질 수도 있다.
총선 직후 치러지는 전대인 만큼 각 계파는 ‘선거 패배 책임론’을 내세우며 패권 구도 재편에 나설 수 있다. 친박계는 이번에야말로 당내와 원내를 모두 장악할 기회로 보고 있다. 박근혜 정부 후반기를 지원하기 위해서라도 당권을 거머쥐어야 한다. 친박계에서는 당권 주자로 ‘진박 감별사’를 자처한 최경환 의원과 이주영·유기준 의원 등이 거론된다. 하지만 친박계가 총선 패배의 주요 원인인 공천 파동을 주도했던 만큼 비박계의 거센 공세가 예상된다.
비박계는 친박이 진두지휘한 공천 파동을 겪으면서 당권마저 밀리면 끝이라는 분위기다. 비박계 유력 대권 주자인 김무성 대표를 당 대선 후보로 만들기 위해서라도 당내 권력을 장악해야 한다. 하지만 계파 내 김 대표를 이을 뚜렷한 인물이 보이지 않는 게 약점이다. 일각에서는 비박계가 총선으로 정치적 영향력이 커진 유승민 의원을 내세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류호기자 rh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