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호(사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기업 구조조정 문제를 직접 챙기겠다”고 밝혔다.
유 경제부총리는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15일(현지시간) 기자간담회를 갖고 “공급과잉업종·취약업종 구조조정을 더는 미룰 수 없다. 빨리해야 한다”며 “직접 챙기겠다”고 말했다. 그는 “해운사 구조조정이 예정대로 되지 않으면 정부가 액션(행동)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며 “제일 걱정되는 회사가 현대상선”이라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용선료(선박 대여료) 인하를 위해 그리스·영국 선주들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 조건부 자율협약 상태인 현대상선은 용선료를 인하해야 채권단의 지속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용선료 협상 실패 시 최악의 경우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까지 갈 수 있다. 유 부총리는 “용선료 협상의 결과가 중요한데 잘될지 자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유 부총리가 기업 구조조정을 강조하고 나선 것은 정치 일정상 향후 몇 개월이 구조조정을 위한 마지막 ‘골든타임’이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추진한 기업 구조조정은 올 들어 4·13 총선으로 큰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 내년에는 12월 치러지는 대통령선거로 역시 구조조정을 추진하기 힘들 것으로 보여 올해 안에 어떻게든 결실을 보겠다는 것이다.
이날 유 부총리는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관련, “꼭 필요하다면 하겠지만 아직 할 때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올해 1·4분기 6.7%인 중국 경제성장률이 5%대로 내려가는 등의 큰 변화가 생기면 추경을 편성할 수 있고 그때는 여러 수단을 동원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 부총리는 “총선 이후 추경 편성이 더 어렵게 됐다”며 “20대 국회에서 야당이 (추경 편성을)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회가 행정부에 미치는 권한이 법안과 관련된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여소야대 상황이 행정부로선 더 어렵다”고 우려했다. 유 부총리는 “올해 추경을 편성하지 않더라도 내년 예산을 확대하는 방향의 재정정책을 펼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