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빅데이터가 은행 스타일 확 바꾼다

이탈 고객 예측해 사전예방

콜센터 녹취록 분석 고객 발굴

대출성향 분석해 맞춤공략 등

은행마다 전담팀 속속 가동





‘A기업이 최근 정부 공공공사를 낙찰받았습니다. A기업 본사 인근에 위치한 B지점은 A기업이 필요한 여신이 없는지 접촉 바랍니다.’


‘C고객의 최근 상담 내역을 분석해보니 주거래은행 이탈 움직임이 감지됩니다. 담당 D지점은 C고객의 불편사항이 무엇인지 즉각 파악 바랍니다.’

디지털 경제의 핵심인 ‘빅데이터’가 은행을 바꾸고 있다. 일부 은행들이 지난해부터 빅데이터 전담팀을 꾸리고 빅데이터를 각종 영업에 활용하면서부터 생긴 변화다.

17일 금융계에 따르면 일부 대형 은행들이 빅데이터 전담팀을 꾸리고 콜센터의 녹음 정보를 분석,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로 전환하는 작업에 나서는 등 본격적으로 빅데이터 경영을 시도하고 있다.


빅데이터 경영을 발 빠르게 시작한 신한은행은 지난해 전담팀을 꾸리고 은행 안팎의 다양한 빅데이터를 활용, 영업에 직접 접목시키고 있다. 정부3.0 정보(조달청 낙찰 정보)와 기업체 위치 정보를 활용해 기업체와 가장 근접한 신한은행 영업점의 타깃 마케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은 은행 외부의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대표적인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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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더불어 신한은행은 블로그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신한은행이나 금융·재태크와 관련된 글들이 올라온 것들을 분석하는 모형을 구축해 대학생이나 사회 초년생 고객들의 니즈를 파악하고 그에 맞는 상품을 개발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또 최근 콜센터 상담 내역 등의 분석을 통한 마케팅 프로세스 구축에 나섰다. 콜센터의 상담 내역 등 녹취록을 텍스트화하고 이를 분석해 마케팅에 활용하는 것이다.

농협은행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빅데이터 경영에 착수했다. 농협은행은 최근 ‘빅데이터 기반 분석 모델 수립 및 시스템 구축을 위한 시범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제안요청서(RFP)를 발주했다. 농협은행은 이 사업을 통해 고객의 이탈 예측 모델을 구축하고 새로운 여신이 가능한 고객을 발굴하며 맞춤형 상품 제안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고객의 이탈 예측 모델 구축은 계좌이동제 시행과도 맞닿아 있다. 계좌이동제 시행으로 주거래은행 변경 움직임이 많은 가운데 상담 및 민원 데이터, 고객 정보 및 상품·잔액 등의 정보를 빅데이터화해 고객의 불만과 이탈 요인을 분석하고 이를 사전에 예방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농협은행의 우수 수신 고객 중 다른 은행에 대출이 있는 고객들을 체계적으로 분석해 맞춤형 상품을 내놓고 이어 대출고객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빅데이터 경영 모델을 만들 방침이다. 이 은행은 홈페이지나 애플리케이션에서 고객의 방문 횟수나 관심 화면, 이동 경로를 분석해 상품 구매의 패턴을 발견하는 식의 빅데이터 시스템도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구축한다는 구상을 세웠다.

앞서 금융계에서 카드사들이 소비 패턴 분석 등을 위해 수년 전부터 빅데이터 경영을 시작했지만 몸집이 큰 은행들도 빅데이터 경영에 뛰어들면서 관련 시장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중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는 “계좌이동제과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등으로 은행 간 경쟁이 격화되는 만큼 상품과 서비스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해 점차 차별화를 시도하려고 하는 은행의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홍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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