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2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소방공무원 A씨가 인천시를 상대로 “직원 면직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8일 밝혔다.
A씨는 2011년 가족 여행을 하던 중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돼 2년간 휴직했다. 이후 2013년 9월 인천시는 A씨가 직무를 감당할 수 없다고 판단해 직권으로 면직시켰다. 지방공무원법은 공무원이 신체ㆍ정신상 장애로 휴직을 한 뒤에도 직무를 감당할 수 없을 때에는 직권으로 면직시킬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A씨는 지역 공무원 소청심사위원회에 심사를 청구했지만 기각되자 소송을 냈다.
2심 재판부는 “휠체어 등 보조기구를 통하여 모든 일상생활동작을 독립적으로 할 수 있고, 인지기능과 상지기능에 아무런 문제가 없어 소방공무원으로 현장활동을 제외한 행정 및 기타 내근업무를 수행하는 데 별다른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업무에 복귀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업무내용의 조정, 전보 등과 같은 배려조치를 고려해 보지도 아니한 채 면직 처분한 것을 보면 A씨가 하반신마비라는 신체장애로 ‘직무를 감당할 수 없는 때’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 A씨를 구급분야 특채로 임용해 직무를 구급업무에 한정해야 한다는 인천시 측의 주장에 대해 “소방공무원의 업무는 내근과 외근으로 구분되고 내외근직의 순환보직을 인사의 원칙으로 하고 있다”며 “소방공무원이 현장활동을 하는 분야에 채용된 경우라도 내근업무로 인사가 있을 수 있고, 구급업무의 경우에도 내근업무를 담당할 인력이 필요하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이러한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고 인천시 측의 상고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