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은 지난 2012년 자살한 A씨의 부모가 B생명보험을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소송 상고심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넘겼다고 18일 밝혔다.
쟁점은 재해사망 때 보험금을 지급하는 보험의 약관에서 자살한 경우에 대해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지다. 문제가 된 약관은 ‘피보험자가 고의로 자신을 해친 경우에는 보험금을 지급하지 아니하나 책임개시일로부터 2년이 지나 자살했다면 그러하지 아니하다’는 조항을 두고 있다. 즉 보험계약의 책임개시일로부터 2년이 지난 후에 가입자가 자살했다면 이에 대해 보험을 지급해야 하느냐 말아야 하느냐를 대법원이 판단하게 된다는 것이다.
당시 기차 선로에서 하반신이 절단돼 사망한 채로 발견된 A씨의 부모는 2004년에 A씨가 가입한 B생명보험에 사망보험금을 청구했다. A씨가 든 보험에 ‘계약의 책임개시일로부터 2년 지난 이후 자살을 한 경우 보험금을 지급한다’는 약관에 근거해서다. 하지만 보험사는 주계약에 따른 7,000만원만 지급하고 재해특약에 따른 5,000만원은 지급을 거부했다. 이에 A씨 부모는 소송을 냈다. 앞선 1심에서는 보험 약관이 유효하다며 보험사가 부모에게 5,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반면 2심에서는 약관이 주계약에 있는 내용을 부주의하게 그대로 사용한 ‘잘못된 표시’에 불과하다며 지급 의무가 없다고 봤다. 결국 자살한 보험 가입자 보험금 지급 여부에 대한 약관 해석에 있어 1·2심의 법리적 판단이 엇갈린 셈이다. 이 때문에 앞으로 내려질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의 보험금 지급 판단은 유사사건 판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