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이슬람국가(IS)와의 소셜 미디어 전쟁] IS 소셜 미디어 활용 전략





IS의 소셜 미디어 전투는 확고한 리더십 아래 중앙통제적 마스터 플랜을 통해 진행되기 보다는 여러 방향에서 다각적 시도들에 따른 변화무쌍한 성격이 짙다. IS는 원래 이라크 무장단체 출신의 베테랑 고참병들을 중심으로 결성된 뒤 밀레니엄 세대의 신병들이 유입됐다.

작년 11월 발표된 뉴아메리카재단(NAF)의 보고서에 의하면 IS 입대를 위해 떠나는 서구국가 국적 소유자들의 평균연령이 24세에 불과하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인스타그램과 함께 성장한 세대인 셈이다. 그렇게 IS는 실전으로 단련된 지하드 고참병과 소셜 미디어에 빠삭한 신병의 힘을 모아 소셜 미디어를 전쟁 무기로 바꿔놓고야 말았다.




■ 안심시키기



홍보영상 배포

IS는 생포한 서구국가의 TV 기자를 이용해 자신들에 대한 취재 방송을 여러 편 제작, SNS를 통해 배포했다. 서구국가의 잠재적 우호세력을 염두에 두고 영어로 만들어진 이 영상들은 이슬람 국가에서의 삶이 매력적임을 부각시키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보도 자료 발표

여느 기업이나 정부기관처럼 IS도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정기적으로 새로운 소식을 발표한다. 자신들이 정상적 국가임을 포장하기 위함이다. 한 번은 아동병원 개원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이미지 개선 활동

IS는 이슬람 공동체(Caliphate)의 밝은 면을 부각시켜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많은 소셜 미디어 계정을 운용 중이다. 그중 가장 특이한 것은 고양이의 손에 총을 쥐어주고 사진을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린 일명 ‘지하드 고양이(Cats of Jihad)’다.

■ 위협하기



웰메이드 동영상 유포

IS는 당초 비교적 잘 만들어진 외국인 인질 사형 영상으로 유명세를 탔다. 여타 지하드 무장단체들과 달리 IS의 영상에는 대본과 고해상도 카메라, 다양한 앵글, 심지어 그래픽적인 도입을 위한 무대까지 갖추고 있다.

잔혹한 영상 확산

IS는 적을 위협하고 사기를 저하시키기 위해 포로들의 집단 처형 장면을 정기적으로 촬영해 확산시킨다. 특히 소셜 미디어에서 이 영상의 파급력과 확산성을 극대화하고자 화형, 참수, 수장, 폭탄 목걸이 등 비정상적 처형 방식을 사용한다.

해시태그 하이재킹

IS는 자신들의 메시지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확산시킬 목적으로 꽤 신중한 계획과 대규모 트위터 봇을 활용해 아무 관계없는 해시태그들을 넣는다. 한번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 관련 영상에 참수된 머리의 사진을 끼워 넣고는 ‘이것이 우리 축구공이다. #WorldCup.’이라는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 신병 모병



홍보 매거진 발행

IS는 영문판 홍보 매거진 ‘다비크(Dabiq)’를 발행하고 있다. 정치, 신념, 지하드, 폭탄 제작법 등을 다루는데 기존의 웬만한 잡지보다 품질이 뛰어나다. 2015년 파리 테러의 총책인 압델하미드 아바우드도 이 매체와 간단한 인터뷰를 통해 지하드 요원임이 노출된 자신이 유럽 잠입에 성공한 방법을 소개했다.



일대일 모병


IS는 암호화된 메시징 서비스로 따뜻한 위로의 메시지를 보내면서 심약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 모병을 한다. 이따금씩 모병관이 지원자에게 선물을 보내기도 한다. 항공권을 보내줄 때도 있다. 만약 지원자가 자국을 떠날 수 없으면 현지에서 테러를 자행하도록 사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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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Q&A 서비스

IS는 Q&A 중심의 SNS인 Ask.fm을 포함한 다수의 온라인 게시판을 통해 잠재적 지원자들을 위해 질의응답 코너를 운용한다. 이를 통해 IS 병사로서 살아가는 삶에 대한 장단점을 알려준다.

■ 조직화



시민 포럼 게시판 운용

IS는 민사행정과 군사작전 등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기획하는 암호화된 토론 게시판을 운용하고 있다.

드론 촬영영상 스트리밍

IS는 정찰용 드론을 전장에 띄우고, 촬영된 영상을 온라인으로 실시간 스트리밍해 공유한다. 이를 통해 적의 동태를 파악하는 것은 물론 선전선동용 영상도 확보한다.



보안 메시지 송수신

IS가 장악한 지역에서는 일상적 대화조차 스카이프와 사일런트 서클, 텔레그램, 왓츠앱 등 무료 인터넷 전화나 온라인 메신저를 이용해 이뤄진다. 보안이 요구되는 전장에서의 통신은 킥(Kik) 등 암호화 된 메신저가 쓰이기도 한다.

▼ IS 벤치마킹 전술

IS가 소셜 미디어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주요인의 하나는 온라인 마케팅에서 성공을 거둔 유명인사나 기업 브랜드를 벤치마킹했기 때문이다. 이에 호주국립대의 무장 저항단체 정보작전 전문가인 하로로 J. 잉그램 박사는 ‘IS는 천재보다는 전략적 표절자에 가깝다’고 말한다.

1. 브랜드의 일관성

영화 스타워즈는 영화관에서나 맥도날드의 해피밀 메뉴에서나 동일한 브랜딩을 사용한다. IS도 마찬가지다. ‘알라 이외에 다른 신은 없으며, 무함마드가 알라의 사도다’라는 두 문장의 구호가 적힌 단색의 국기를 사용해 따라 그리거나 복사·복제가 쉽도록 했다. 단색 국기는 동유럽과 아랍권, 이슬람권에서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는데 무함마드도 사용했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2. 친밀성 유지

미국 가수 케이티 페리는 8,000만명의 팔로워를 자랑하는 트위터의 여제다. 그녀의 포스팅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쁜 와중에 잠시 짬을 내 친구들에게 일상을 얘기하는 투로 적혀 있다는 것이다. IS 역시 일선 병사들이 편안하게 이야기를 전달하는 형태의 선전 영상을 종종 사용한다. 영상 속 IS 병사들은 함께 웃고 떠들며, 음식을 먹고, 전사한 동료들을 추모하기도 한다.

3. 네트워크 구축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는 자신의 ‘배드 블러드(Bad Blood)’ 뮤직비디오에 셀레나 고메즈, 레나 던햄, 켄드릭 라마 등 18명의 유명스타들을 출연시켰다. 스위프트는 뮤비에 대한 대중적 관심을 높였고, 출연한 스타들은 팬층을 넓히는 기회가 되는 윈-윈 전략이었다. IS도 다르지 않다. 다른 테러단체들과 연대해 소셜 미디어 전투를 수행함으로써 신뢰도와 파급력을 키우고 있다.

4. 관심 끌기

그루폰은 2015년초 플라스틱 소재의 바나나 케이스 ‘바나나 벙커’를 출시했다. 하지만 그 모양 때문에 페이스북에는 이 제품에 대한 추잡한 농담들이 넘쳐났다. 이때 그루폰의 소셜 미디어팀은 그런 포스팅에 일일이 농담으로 맞받아쳤고, 이것이 대중의 관심으로 이어지면서 바나나 벙커는 매진됐다. 이처럼 IS도 소셜 미디어를 이용해 싸운다. 요르단 조종사의 처형 영상을 공개하기 전 섬뜩한 예고 문구를 트위터에 포스팅해 관심을 유도하기도 했다.

5. 모든 방법이 실패했다면...도발하라!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출마한 도널드 트럼프는 유명한 사람들에게 논쟁을 걸어서 자신에 대한 주목을 이끄는 소셜 미디어 전략에 능하다. 놀랍게 IS도 자신들의 끔찍하고 금지된 행위, 예컨대 화형은 이슬람 율법에서 금지돼 있다는 데 대한 논쟁을 환영한다. 그런 논쟁을 통해 자신들의 행동범위가 넓어지고, 위상이 높아진다고 여긴다.

NAF - New America Foundation.

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편집부

/BY EMERSON BROOKING AND P.W. SINGER

안재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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