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헤지펀드가 도입된 이래 3년여간 시장을 이끌어온 롱쇼트 전략의 펀드들이 최근 들어 부진한 성과로 고개를 떨구고 있다. 롱쇼트 전략은 상승할 것으로 보이는 주식은 매수하고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을 매도해 안정적 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이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으로 주식 롱쇼트 전략을 구사하는 한국형 헤지펀드 15개 가운데 연초 이후 플러스 수익률을 내고 있는 것은 5개에 불과하다. 그나마도 플러스 수익률을 내는 펀드 중 2개는 다른 전략을 함께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자산운용의 ‘대신 에버그린 롱숏 제1호 Class C-S’ 펀드는 연초 대비 -19.38%의 수익률에 그치고 있으며 ‘브레인 한라’ 펀드(-16.90%), ‘트러스톤탑건코리아롱숏’ 펀드(-3.89%), ‘한화아폴로롱숏’ 펀드(-3.10%) 등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전체 한국형 헤지펀드 내 점유율도 지난해 상반기 44.1%에서 17.4%로 줄었다. 이들 펀드의 전반적인 수익률도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롱쇼트 전략을 쓰는 한국형 헤지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지난해 7월 19.33%에서 20일 현재 5.36%까지 떨어졌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국내 주식 시장이 추세적 상승세에 접어들면서 롱쇼트 전략이 먹히지 않는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롱쇼트 전략은 모든 종목이 일제히 상승하거나 하락할 때 수익률이 저하되는데 지난해 하반기 1,800선이던 코스피지수가 지금은 2,000선 중반에 있을 정도로 상승세가 눈에 보인다”며 “현재로서는 코스피지수가 다시 박스권으로 회귀하기보다는 점진적 상승 국면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롱쇼트 헤지펀드의 빈자리를 채우는 것은 주식 롱쇼트뿐 아니라 해외 상장지수펀드(ETF), 메자닌, 기업공개(IPO) 등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는 ‘멀티스트래티지’ 펀드다. 라임자산운용의 ‘라임 모히토’ 펀드와 하이자산운용의 ‘하이 힘센 멀티스트래티지’ 펀드는 연초 대비 각각 7.98%, 5.55%의 수익률로 선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