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핫이슈] 고부가 車 강판 라인 24시간 풀가동… 현대제철 불황 넘기 '구슬땀'

철강업 구조조정 속 현대제철 당진공장 가보니

현대·기아차 주문 폭주…車 전문제철소로 선제적 사업재편

고강도 강판 제작·특수강 생산·신제품 연구 '3박자' 착착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내 기술연구소에서 연구원들이 고부가가치 자동차용 철강재를 개발하기 위해 실험에 열중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제철현대제철 당진제철소 내 기술연구소에서 연구원들이 고부가가치 자동차용 철강재를 개발하기 위해 실험에 열중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제철




공급과잉과 수요부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철강업에 대한 구조조정 압력이 높아지는 가운데 대형 철강사들은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자체적인 사업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제철의 핵심 사업장인 당진공장은 이 같은 철강업황에 대응하는 국내 철강사의 변신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지난 22일 찾은 현대제철 당진공장 역시 글로벌 철강업황 악화를 완전히 비껴가지는 못했다. 현대제철은 연간 1,200만톤의 철강을 생산할 수 있는 전기로를 다 돌리지 못하고 있다. 당진공장에 위치한 전기로도 마찬가지였다. 전기로에서 나오는 쇳물로 생산하는 철근·H형강 등이 중국산 저가 제품 범람과 수요 부족으로 판매가 부진하기 때문이다. 특히 조선업황 악화로 당진 제철소 내 후판 공장은 지난해 생산량은 생산능력(350만톤)에 크게 못 미치는 240만톤에 그쳤다.

그러나 현대제철이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는 고부가가치 자동차 강판 생산라인은 분위기가 확연히 달랐다. 고강도 자동차 강판을 만드는 당진공장 내 제2냉연공장은 24시간 풀가동 중이다. 자동차 부품 소재용 특수강 공장은 상업생산에 한창이었다. 현대제철 기술연구소 역시 프리미엄 자동차 소재 개발로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현대제철 당진공장은 고강도 강판 제작, 특수강 생산, 차세대 강판 연구 등의 3박자가 착착 맞아 떨어지면서 자동차소재 전문 제철소로의 도약 중이다.


자동차 고강도 강판 제작은 품질 좋은 쇳물을 뽑아내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당진 1~3기 고로는 자동차용 강판 등에 투입되는 쇳물을 끊임없이 뿜어내는 중이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2013년 3고로까지 준공된 후 생산공정 효율이 극대화되면서 지난해는 3개 고로에서 지난해 약 1,230만톤의 쇳물을 생산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용 고강도강은 이 쇳물로 슬래브를 만들 때부터 ‘성분’을 달리한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망간과 크롬·탄소 함유량을 적절한 비율로 조절해 강도와 성형도가 높은 합금을 만드는 것이 자동차용 고강도강 제작의 첫 단추”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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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핵심적인 공정은 냉연공정이다. 당진 제2냉연공장은 지난해 말 완공된 2CGL(아연도금강판 및 초고강도 알루미늄도금강판 생산 라인)의 생산 효율이 높아지면서 현재 일일 5,500톤의 고강도강판을 뽑아내고 있다. 특히 2CGL에서 생산된 알루미늄도금 강판은 강도는 세고 무게는 가벼워 고급 자동차의 구조의 핵심 보강재인 필러용 강판으로 쓰인다. 제2냉연공장에서 만들어지는 고강도강은 1㎟의 철판에 60~150㎏의 무게의 힘을 가해도 견딜 수 있을 정도의 강도를 가진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24시간 가동해도 현대기아차 수요를 다 맞추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소재 전문 제철소로 변신 중인 당진공장의 제2냉연공장에서는 고급 차량에 공급되는 고강도 강판을 생산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제철자동차 소재 전문 제철소로 변신 중인 당진공장의 제2냉연공장에서는 고급 차량에 공급되는 고강도 강판을 생산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제철


2월 가동을 시작한 특수강공장은 이달부터 일부 제품에 대해 상업생산에 들어갔다. 산업용 기계에 쓰이는 탄소 및 합금강 강재에 대해 KS 인증을 취득하고 본격적인 판매를 앞두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우선 산업용 특수강 제품을 생산에 주력하면서 올 하반기에는 자동차 부품용 특수강 시제품 생산과 인증을 본격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해 생산 목표는 40만톤이며 오는 2018년까지 100만톤으로 늘릴 예정이다. 이곳에서 생산된 특수강은 앞으로 현대위아와 현대종합특수강에서 엔진 샤프트, 섀시 스프링 등의 자동차 부품으로 만들어질 계획이다.

당진 현대제철 기술연구소에서는 약 600명의 연구진이 미래의 자동차 강판을 위한 연구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보통 10년 걸리는 자동차강판 개발 및 생산을 2~3년 만에 해낼 수 있었던 데는 현대제철 기술진의 선행연구가 큰 몫을 했다. 이제 기술 연구의 초점은 미래 자동차 강판에 맞춰져 있다. 구남훈 현대제철 기술연구소 선행연구팀장은 “현재 2세대 자동차용 고강도강 양산체제가 완성된 만큼 3세대 자동차 강판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며 “조만간 성과를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연구개발(R&D)에 전년 대비 37% 증가한 1,070억원을 투입했으며 올해도 지속적으로 연구개발 투자를 늘려갈 방침이다.

/당진=이혜진기자 hasim@sedaily.com

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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