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카드

삼성전자 DNA, 카드에 이식…원기찬, 디지털 '기찬 승부수'

카드 모집인에 태블릿 PC 등 지급

발급은 365일 24시간 체제로 바꿔

' 페이퍼리스' 디지털 업무로 전환

'정중동' 전략 벗고 공격적 모드로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원기찬 삼성카드 사장




원기찬(사진) 삼성카드 사장이 최근 들어 다시 한번 ‘디지털 1등 삼성카드’를 회사 경영의 화두로 던지며 카드업계 1위 경쟁에 승부수를 띄웠다. 신용카드 취급액 기준으로 업계 2위인 삼성카드가 선두인 신한카드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디지털’과 ‘모바일’ 혁신이 핵심 무기라는 판단에서다. 특히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 간편결제시장의 성장 등으로 카드업계가 격변기를 맞이한 상황이어서 삼성전자 출신인 원 사장의 ‘삼성전자 디지털 DNA 이식 전략’이 삼성카드를 위기에서 구하고 한 단계 도약시킬 수 있을지 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원 사장은 지난 21일 임직원들에게 단체 메시지를 보냈다. 각 부서 업무를 진행하면서 디지털화하면 좋을 것 같은 부분에 대한 아이디어를 공유해달라는 게 요지였다. 원 사장은 “디지털 1등 삼성카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모든 업무의 디지털화가 필요하다”며 “디지털화를 통해 빠른 스피드를 확보하면 우리가 보유한 상품과 서비스의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 사장은 메시지 말미에 “오늘도 ‘디지털스럽게’ 일하는 하루가 되기 바란다”는 인사를 담았을 정도로 ‘디지털’을 수차례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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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카드는 그동안 경쟁사인 신한카드와 현대카드에 비하면 디지털 업무 전환이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 신한카드는 올 들어 스마트폰 앱의 플랫폼을 강화하기 위해 대리운전·교육·쇼핑 등 소비업종 전반에 걸쳐 주요 기업과 제휴를 맺는 등 플랫폼 동맹군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에 따라 신한카드의 앱 회원은 지난달 440만명까지 늘었다. 현대카드 역시 모바일 앱에 다양한 서비스를 출시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12월 모바일 앱에 ‘가상카드 번호’ 서비스를 도입해 해외카드 결제시 카드번호 유출 우려를 줄였고 ‘락앤리밋’ 서비스를 통해 사용금액을 제한하며 금융사고를 줄일 수 있도록 했다. 반면 삼성카드는 ‘정중동(靜中動)’ 전략을 주로 고수해 디지털 전략이 외부의 시선을 끌지 못했다. 삼성전자 부사장 출신인 원 사장 입장에서는 이런 점이 썩 만족스럽지 않았던 것. 원 사장은 삼성전자에서 30여년간 근무했던 만큼 ‘디지털’만큼은 다른 카드사에 비해 자신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삼성카드는 최근 다른 카드사들에 비해 빠른 속도로 디지털 업무 전환을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신용카드 모집과 발급 절차의 디지털화다. 삼성카드는 최근 신용카드 모집인에게 태블릿PC를 지급하는 등 회원모집을 디지털화하기 시작했다. 상반기 안에 전체 모집인에게 태블릿PC를 지급해 전면적인 ‘페이퍼리스 업무’가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른 카드사들이 현재 신용카드 발급업무의 디지털화를 내부 논의 중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빠른 속도이다. 신용카드 발급도 ‘24시간 365일’ 체제로 바꿨다. 카드신청과 발급이 스마트폰용 앱과 온라인을 통해 가능해지면서 언제 어디서든 카드 신청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로 인해 발급기간도 대폭 단축됐다. 또 빅데이터를 활용한 회원 맞춤형 서비스 ‘링크(Link)’를 업계 최초로 내놓았고 지난달에는 원 사장의 지시에 따라 온라인과 모바일 홈페이지를 전면 개편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올해 모바일을 기반으로 경영 전반을 혁신해 카드업계의 디지털 트렌드를 선도하는 것이 목표”라며 “삼성카드가 삼성전자의 패밀리허브 냉장고에 카드사 최초로 사물인터넷(IoT) 지급결제 플랫폼을 출시했던 것처럼 앞으로도 다양한 시도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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