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기업

中 배출가스 규제 유럽 수준으로 강화한다

대도시부터 '궈류' 새 규제 도입

충족 못하면 車판매 전면금지

2020년까지 연비목표도 20㎞/ℓ로

車업계 '배출가스와 전쟁' 예고



중국이 내년부터 대도시 자동차 배출가스 규제를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유럽 수준으로 끌어올린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까지 환경기준 강화에 나서면서 배출가스 저감장치 조작 파문으로 직격탄을 맞은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고민은 한층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2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중국 환경보호성은 오는 2017년부터 베이징·상하이 등 대도시에 ‘궈류(國6)’라는 새 배출가스 규제를 앞당겨 도입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궈류는 유럽에서 지난 2015년부터 본격 도입한 ‘유로(EURO)6’ 수준에 해당하는 규제로 대형 경유차의 경우 질소산화물을 이전 단계인 유로5의 5분의1 수준만 허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 배출가스 규제안이 시행되면 이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차량의 판매 및 신차 등록은 전면 금지된다.

또 현재 ‘궈쓰(國4)’를 적용받는 농촌 지역을 내년 상반기까지 ‘유로5’에 해당하는 ‘궈우(國5)’ 시행 대상으로 전환하고 2020년을 전후로 전국에 궈류를 도입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중국 환경당국은 아울러 배출가스 규제와 별도로 각 자동차 회사별 전체 판매차량의 평균 연비를 뜻하는 연비 목표도 2020년까지 ℓ당 20㎞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는 현행 ℓ당 14.5㎞보다 연비를 40%나 높인 것으로 각 회사는 이를 맞추기 위해 연비가 좋은 소형차, 하이브리드차 등의 판매 비중을 높여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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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국 업체 보호를 위해 상대적으로 배출가스에 대해 관대했던 중국마저 조기에 규제를 강화하기로 하면서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당분간 배출가스와의 전쟁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된다. 독일의 폭스바겐을 시작으로 메르세데스벤츠·아우디·포르쉐 등까지 실험실과 실제 주행에서 가스 배출량이 다른 ‘디젤 게이트’에 휩싸인 만큼 환경규제는 자동차 업체들의 생존을 결정짓는 문제가 될 수 있다.

실제 폭스바겐은 배출가스 조작에 따른 배상금 지급을 위해 총 162억유로(약 20조8,921억원)의 충당금을 쌓느라 지난해 15억8,000만유로 적자를 기록했다고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이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중국 자동차 업체 중 절반이 새 규제 아래에서 파산 위험에 처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기술이 부족해 새 환경기준을 맞추기 어려운데다 경기침체 속에서 엔진 개량, 배출가스 저감장치 부착 등에 따른 추가 비용을 소비자가격에 반영하지 못해 수익성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연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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