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글로벌 보부상' 키워 수출 절벽 넘자

지역·품목별 특화 무역상사 육성

중소·중견기업 수출 밀착지원을

‘탄광 속 카나리아’가 수출 경고음을 내고 있다.


한강의 기적이라는 찬사와 부러움을 한몸에 받으며 세계 13위의 경제대국으로 굴기(屈起)했던 우리 경제의 수출전선에 이상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자동차·반도체·철강·디스플레이 등 대기업이 주도했던 수출 대표 선수들이 글로벌 경기둔화와 공급과잉으로 제 몸을 가누지 못하고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다.

지난 2011년 어렵게 얻은 ‘무역 1조달러 국가’라는 타이틀도 2015년 반납해야 했다. 지난해 무역 규모는 9,634억달러에 머물렀다.

우리 경제가 이 같은 난관을 극복하고 다시 도약하려면 중소·중견기업의 수출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단순하게 수출저변을 늘리는 정책지원에서 벗어나 세계적인 기술력과 품질을 확보한 중소·중견기업을 발굴해 집중적으로 키우는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수출 확대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중소기업 전문 무역상사인 ‘글로벌 마켓 디벨로퍼(GMD)’를 적극 육성해 수출 도우미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정 지역과 품목·채널별로 전문성을 지닌 중소기업 특화 무역상사를 만들어 중소·중견기업의 수출 전(全) 과정을 밀착 지원하는 것이다. GMD가 ‘글로벌 보부상’ 역할을 하게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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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1세대인 이민화 KAIST 교수는 “중기청이 도입하는 GMD는 중소·중견기업이 새로운 수출 루트를 개척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해외시장 진출 노하우를 모르는 내수기업을 수출전사로 탈바꿈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중견기업의 ‘수출근육’을 키우기 위해서는 수출시장과 품목도 다변화해야 한다. 중국(25.7%)과 미국(13.2%)의 수출 비중이 39%에 달하는 상황에서 이들 두 나라 경제가 비틀거리면 우리 경제는 메가톤급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현정택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박근혜 대통령의 해외순방 경제사절단이 개척한 해외시장에 대해 중기청 등 관련 부처가 협업체제를 구축해 공략할 필요가 있다”며 “중소기업이 진출하기에 적합하면서도 성장잠재력이 높은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중남미, 중동, 인도 등을 중심으로 해외진출 사업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한류 열풍을 중소기업 수출로 연결해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김세종 중소기업연구원장은 “중기청이 연예기획사와 함께 한류 스타들을 우수 중소기업 홍보대사로 활용하는 시도를 하고 있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며 “한류 문화와 기업 수출을 융합한 새로운 창조경제 모델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온라인 수출시장도 신성장동력으로 키워야 한다. 지난해 전 세계 온라인 시장 규모는 3,000억달러를 넘어섰지만 우리나라는 역직구를 포함해도 0.3%인 10억달러에 그쳤다. 2014년의 경우 우리나라는 해외직구를 통해 15억4,500만달러를 수입했지만 역직구를 통해 수출한 금액은 28만달러에 머물러 15억달러 이상의 적자를 나타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 간 수출 미스매칭을 해소하고 온라인 수출생태계를 개선하는 작업이 시급하다.



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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