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미성숙한 사람들의 사회> 어른답지 않은 어른, 삶이 고달프다

■미하엘 빈터호프 지음, 추수밭 펴냄





“세상이 나한테 요구하는 게 너무 많아. 그래서 제대로 되는 게 없어!.” 당신 이야기를 대신 해줘 놀랐는가. 차분하게 한 가지 임무에 집중할 수 없는 상황에서 휴식시간은 존재하지 않고, 모든 일은 다급하게 쫓기듯 처리해야 한다. 직장 생활로 탈진하든 학업 성적이 떨어지든, 인간관계에서 갈등을 겪든. 사람들은 뭔가 문제가 생기면 뭉뚱그려서 ‘세상이 내게 과도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불평한다. 과연 그럴까.

‘나이만 찬 성인들은 언제까지고 고달플 수밖에 없다.’ ‘나를 과도한 상태로 몰아넣은 것은 바로 나다.’


삶의 무게에 내몰리는 직장인들에겐 다소 서운한 이야기일 수도 있겠다. ‘미성숙한 사람들의 사회’라는 제목에서부터 느껴지듯 책은 끝없는 피로감과 만성 스트레스의 요인을 외부가 아닌 현대인의 ‘어른답지 않은 태도’와 미성숙한 정신 상태에서 찾는다.

관련기사



독일의 정신과 전문의인 저자는 나이가 든다고 사람이 저절로 성숙해지지 않고, 세상이 더 어려워진 게 아니라 우리가 더 허약해졌다고 지적한다. 이 ‘발전 정지 상태’의 성인을 관통하는 단어는 ‘퇴행’이다. 성인의 상태는 한번 다다르면 다시 떠나지 않는 고지 같은 것이 아니다. 오래전 극복하고 지나온 시기로 다시 미끄러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저자는 “여러 가지 자아 기능이 퇴행 속에 매몰 돼 유년기의 정신상태가 우세해지는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40~50대에 이르러도 성숙하지 못한 사람은 지극히 슬픈 사람”이라고 지적한다. 큰 아이로서 자신만의 세상을 배회하며 물질·감정·정신적으로 직장과 가정생활 인간관계에 의존하는 이들은 필연적으로 불행한 부모가 된다는 냉정한 진단도 내놓는다.

책은 이런 성인으로 성장하지 않도록 자녀 앞길에 존재하는 장애를 모두 제거해주는 ‘컬링 부모’를 지양하고 인생의 쓰고 단맛을 다채롭게 느끼게 하는 ‘감정의 팔레트’를 제시해야 한다고 말한다. 시련과 갈등과 후퇴가 없는 유년기는 반쪽짜리라는 것이다.

이미 성인이 된 이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이 글을 휴대폰으로, 노트북으로 보고 있다면 기기를 잠시 내려놓으시길. 당신에게는 여유 있게 산책하며 ‘나 자신을 보살필 시간’이 필요하다. 1만 5,000원

송주희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