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정책

예보, 금융공기업 첫 성과연봉제 도입

노사 전격 합의...금융권 성과주의 확산 속도 낼 듯



예금보험공사가 29일 노사 대표 간 논의 끝에 성과제도개편안에 전격 합의했다. 금융공공기관 중 성과주의 확대 도입을 결정한 첫 사례로 금융당국이 올 들어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금융권 성과주의 문화 확산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예보 노조는 성과연봉제 적용 대상을 간부직원에서 비간부직원으로 확대하는 등의 성과제도개편안에 대해 지난 27일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찬반투표를 실시했으나 62.7%가 반대표를 던지면서 부결됐다. 하지만 곽범국 예보 사장과 반광현 노조위원장이 양자 간 논의를 통해 합의서에 전격 서명하면서 계속 진통을 겪어온 성과연봉제 도입이 타결됐다.


예보의 성과연봉제 확대 개편안은 성과연봉제 대상을 일반직인 4급까지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시 말해 기능직 등 연봉이 가장 적은 최하위직급을 제외하고는 모두 성과연봉제 대상이 된다. 또 일반직급에 대해서도 호봉제를 폐지하고 전체 연봉 대비 성과급 비중을 직급별로 최대 30%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이 밖에 직급 내 연봉 차이도 간부직은 30%, 일반직은 20%까지 벌어지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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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보 관계자는 “최근 조선·해운 구조조정 문제 등을 비롯해 국가가 전체적으로 힘든 상황에 처해 있다는 점을 노조 집행부가 심각하게 고려해 선도적인 자세로 결단해줬다”며 “반대한 노조원들도 국가적 비상사태라는 점을 인식하고 노사 대표의 결정을 수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보는 개편안이 내년 1월 정식으로 시행되는 만큼 남은 기간에 노사 공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 뒤 지속적인 논의로 세부방안을 다듬어갈 계획이다.

예보는 이날 합의로 올 초 금융당국이 금융공공기관에 약속한 성과주의 확대 도입 시기에 따른 인센티브도 가장 많이 받게 됐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초 금융공공기관에 성과주의 확산방안 평가 6개 지표 중 보수와 관련된 5개 지표를 4월 안에 이행하는 기관에 기본월봉의 20%를, 5월 중 도입하는 기관에 기본월봉의 10%를 2015년도 경영평가 성과급 지급시 인센티브로 주겠다고 약속했다. 반대로 연내 성과연봉제 도입에 실패하는 기관에는 내년 총인건비 삭감이나 동결 등의 불이익을 주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 같은 인센티브 차등지급 등은 공공기관 경영평가등급에서 1개 정도의 차이를 보일 수 있게 하는 수준이어서 금융공공기관들의 성과주의 문화 확산을 앞당기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게 금융위의 기대다.

정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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