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로 일손 부족을 겪는 일본 기업들이 노동력 확보를 위해 잇따라 정년연장에 나섰다. 일본 혼다자동차가 현재 법적으로 60세인 정년을 65세로 연장하기로 했으며 다른 대기업들도 앞으로 정년연장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전망된다.
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혼다자동차는 정년연장과 동시에 고령사원들의 노동의욕을 높이기 위해 현재 재고용 제도보다 급여 삭감폭도 낮출 방침이라고 지난 11월30일 발표했다. 현재 혼다는 60세 정년을 맞은 사원에게 급여의 50%를 지급하고 최대 5년까지 재고용하고 있다. 하지만 새로운 제도에서는 정년시 급여의 평균 80% 수준을 받게 되고 최장 65세까지 정년시기를 선택할 수 있게 된다.
혼다는 일본 내 전체 직원 4만명에게 새 제도를 적용하기로 하고 노조와 협의해 2016회계연도(2016년 4월~2017년 3월)부터 도입할 방침이다. 현재 혼다가 시행하는 재고용 제도를 받아들인 직원은 전체의 50~60% 정도로 새 제도가 도입될 경우 60세 이상 노동인력은 더욱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가족수당 제도도 바꾸기로 했다. 그동안 전업주부를 포함해 첫 번째 부양가족에 대해서는 월 1만6,000엔(약 15만원)을 지급하고 두 번째 부양가족부터는 1명당 4,800엔씩 증액해왔다. 앞으로는 가족수당을 단계적으로 없애는 대신 18세 이하 자녀에 대한 육아수당, 부양가족의 간호·간병수당을 신설해 1인당 2만엔씩 제한 없이 지급할 계획이다. 혼다는 또 일본 기업으로는 이례적으로 근무시간과 날짜를 조정할 수 있는 유연근무제도와 성과에 따른 임금체계를 도입하기로 했다.
혼다가 정년연장과 재고용 제도 개선에 나선 것은 향후 저출산 고령화로 노동인구가 줄어드는 데 대비하고 일본의 연금지급 시기도 오는 2025년 현재의 61세에서 65세로 올라가는 점을 감안한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새 제도가 시행되면 은퇴와 연금 수급 간 공백을 메울 수 있게 된다.
혼다뿐 아니라 정년연장으로 부족한 인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은 업종을 불문하고 확대되는 추세다. 혼다에 앞서 주택건설 회사 다이와하우스공업과 주류업체 산토리홀딩스가 2013년부터 65세 정년제를 도입했으며 올해 9월에는 일본 최대 패밀리레스토랑인 스카이락이 정년을 60세에서 65세로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노무라증권의 경우 4월부터 개인영업을 담당하는 일부 직원의 정년을 65세로 연장하고 65세 이후에는 최장 70세까지 재고용한다는 방침을 밝혔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특히 일손 부족으로 고민하는 중소기업이 정년연장에 앞장섰지만 향후 더 많은 대기업까지 정년연장 움직임이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직원 수 1,000명 이상 기업의 약 91%가 현재 60세 정년을 채택하고 있다. 세이케 아쓰시 게이오대 총장은 "정년과 연금수령 시점을 연결하는 것이 이상적"이라며 "일본의 경제·사회를 지속 가능하게 하려면 고령층의 취업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