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GS칼텍스 영업익 S-OIL에도 뒤져…마음급한 허진수

1분기 영업익 3,200억대 수준 그쳐

임직원들과 소통폭 넓히며

"반전의 기회 만들라" 주문

허진수 GS칼텍스 부회장허진수 GS칼텍스 부회장


지난주 초 열렸던 GS칼텍스 임원회의는 평소보다 1시간 넘게 진행된 뒤에야 끝났다.

1·4분기 실적을 받아든 허진수(사진) GS칼텍스 대표(부회장)가 임원들에게 질문공세를 쏟아냈기 때문이다.


조선·해운 등 주요 업종이 위기에 처해 구조조정에 매달리는 와중에 국내 정유사들은 안정적 유가 흐름 덕에 지난해에 이어 실적호조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정제능력 기준 국내 2위인 GS칼텍스의 분위기는 그다지 밝지 못하다. 올 1·4분기 수천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액수는 3위인 S-OIL보다도 적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허동수 회장이 물러나면서 올 초 원톱 경영체제를 구축한 허 부회장으로서는 아쉬운 대목이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GS칼텍스의 1·4분기 영업이익은 3,100억~3,200억원 정도로 집계됐다. 정유업계 1위인 SK이노베이션(8,448억원)에 한참 못 미친 것은 물론 S-OIL(4,914억원)에도 큰 폭으로 뒤졌다. 정유사 규모를 파악하는 기준 중 하나인 일일 정제능력을 살펴보면 SK이노베이션은 111만5,000배럴, GS칼텍스는 78만5,000배럴, S-OIL은 66만9,000배럴, 현대오일뱅크는 39만배럴 수준이다.


이 때문에 허 부회장은 최근 회의마다 임원들에게 반전의 기회를 만들어보라고 적극 주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허 부회장은 직원들과도 소통폭을 넓히며 “늘 해오던 방식에 젖지 말고 새로운 방안을 모색할 것”을 강조한다고 한다. GS칼텍스의 한 관계자는 “허 부회장은 요즘 들어 참신한 아이디어를 창출하기 위해 회사 분위기를 쇄신할 필요가 있다고 자주 말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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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업계는 GS칼텍스가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았던 원인 중 하나로 사우디아라비아산 원유의 수입 비중이 경쟁사보다 작았던 점을 꼽는다. 사우디가 이란과 원유 패권을 두고 경쟁하면서 중동원유의 기준가격인 두바이·오만산 원유보다 공급가격을 낮게 유지했는데 오만산 수입량이 경쟁사보다 많았던 GS칼텍스가 그 효과를 누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GS칼텍스측은 “GS칼텍스는 S-OIL 다음으로 사우디산 비중이 높다”며 “경쟁사와의 실적차이는 원유 수입처와는 관련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밖에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GS칼텍스가 정유 부문보다 매출은 적지만 이익률이 높은 석유화학 부문에서 S-OIL보다 생산량이 적은 점을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주요 석유화학제품인 파라자일렌(PX)의 경우 S-OIL이 연간 180만톤을 생산하는 반면 GS칼텍스는 135만톤 정도다.

석유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직 GS칼텍스의 세부 영업실적이 공개되지 않아 단정하기는 조심스럽다”면서도 “S-OIL의 실적을 뒷받침한 사우디산 원유의 가격 하락, 석유화학 제품의 높은 마진율이 GS칼텍스의 상대적 부진을 설명하는 한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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