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구조조정 재원마련 급한데...2野 "구조조정 방치 책임소재 먼저 따지겠다" 급제동

최운열 "4~5년 전부터 구조조정 필요성 제기...시중은행 대출 줄였고 국책은행만 물려"

"부실기업 대주주, 경영자 책임묻고 직원들도 고통 분담해야"

김성식 "정확한 진단이 먼저...곡해 은폐없었는 지 따져야"

김광림 새누리당 신임 정책위의장김광림 새누리당 신임 정책위의장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당선자최운열 더불어민주당 당선자


김성식 국민의당 정책위의장김성식 국민의당 정책위의장


정부·여당이 조선·해운 등 기업 구조조정을 위한 재원마련 방안을 찾아 나선 가운데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선제적 구조조정에 실기한 정부 책임부터 따져야 한다며 제동을 걸고 나섰다.


4일 김광림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산업은행 자본확충을 위해 한국은행이 출자를 하려면) 산은법을 고쳐야 하는데 국회를 거치게 되면 (여야 간 합의 시간이 필요해) 자칫 타이밍을 놓칠 수 있다”며 “한은이 은행에 대출해주는 것도 재정부담이 커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결국 중간의 방법을 고민해야 하는데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직후 조성된 금융안정기금과 같은 것을 조성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금융안정기금은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에 따라 2011년 조성됐지만 2014년 말에 신청기간 만료로 휴면상태가 됐다. 필요하면 법 개정을 통해 신청 기간 연장과 지원대상에 국책은행까지 확대하면 여야 간 큰 충돌 없이 처리가 돼 신속한 자금지원이 가능할 것이라는 것이다.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도 “국책은행(산은)에 자본확충을 하는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라면서도 “여당 정책위의장이 제시한 방안도 검토대상이 될 수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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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정부 주도의 구조조정 속도전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더민주의 경제정책 핵심 브레인인 최운열 당선자는 통화에서 “4~5년 전부터 조선·해운 구조조정 필요성이 제기됐는데도 불구하고 정부가 뒤늦게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것에 대한 책임소재나 원인분석을 철저히 하는 게 우선 순위”라고 말했다. 특히 조선·해운업체의 여신이 몰려 있던 시중은행은 대출을 줄여가고 대신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만 여신이 늘어나 결국 국책은행이 부실을 떠안은 결과를 낳은 것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최 당선자는 이어 “부실 기업 대주주나 경영자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하고 직원들도 (구조조정 등의)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최 당선자는 “살려서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는 기업은 자금을 투입해 살려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기업은 청산 또는 해외매각을 해야 하는데 이들 기업까지 자금을 투입하는 것은 절대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예상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보수적으로 자금을 투입하도록 제한하겠다는 뜻이다. 다만 이 같은 책임소재가 가려지면 그때 가서 재원조달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 경우에도 최 당선자는 “산은의 금융안정기금을 구조조정에 활용해도 충분하고 한은의 발권력까지 동원할 필요가 없다”고 밝혀 정부의 한은을 통한 재원마련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김성식 국민의당 정책위의장은 “해운·조선산업 구조조정에 몇 조원이 투입돼야 하는지 국회와 국민은 알 권리가 있다”며 “연관된 채무는 어느 정도이고 그 외 잠재된 다른 산업의 채무 얼마인지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재원마련 논의 이전에 정책집행의 투명성이 확보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김성식 정책위의장은 “전반적인 진단이 이뤄지고 투약이나 수술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돈(재원) 마련만 우선 얘기되고 있다”며 “정부의 경제진단이나 기업구조조정에 있어 곡해는 없는지, 은폐는 없었는지 등을 우선 순위로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투명성과 책임성이 전제된다면 (구조조정 재원마련을 위한) 추경 등 필요한 일 처리에 대해 신속히 적극적으로 임할 자세가 돼 있다”고 말했다.

김홍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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