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은 ‘약 전달 방식’에 주목하는 발상의 전환으로 기술 수출의 성과를 거뒀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혁신 신약까지 개발하는 ‘한국형 연구개발(R&D)’을 계속 이어나갈 것입니다.”
지난해 사노피·얀센·베링거인겔하임 등 세계적인 제약사를 상대로 6조원대 신약 기술 수출 계약을 맺은 한미약품은 국내 제약 업계의 ‘성공 신화’를 써내려가고 있다. 하지만 성공은 하늘에서 갑자기 떨어지지 않는다.
‘서울포럼 2016’의 둘째 날 ‘바이오신약&바이오시밀러’ 세션에서 연사로 나서는 권세창(사진) 한미약품 연구센터장(부사장)은 서울경제신문과 가진 사전 인터뷰에서 “지난 15년 동안 R&D에만 9,000억원을 투자했다”며 “신약 개발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갖고 인내심 있게 매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센터장은 한미약품 혁신의 ‘산실’인 연구센터를 총괄하고 있다.
권 센터장은 이번 서울포럼 세션에서 다국적 제약사와는 차별화된 전략으로 성과를 거둔 한미약품의 비결을 소개할 예정이다. 지난해 수출한 신약 기술 ‘랩스커버리’는 약물의 전달체계를 변화시켜 약효의 지속시간을 늘려준다. 몸 안에 들어간 약의 효과가 줄어드는 반감기를 대폭 개선한 것으로 약의 전달 방식을 바꾸는 기술로 시야를 돌린 것이다. 권 센터장은 “‘차별화’를 중시하는 사내 문화가 한국형 R&D를 정립하는 바탕이 됐다”며 “남들과 다른 제품, 의료진 처방의 폭을 확대할 수 있는 신제품을 발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국내 제약업계, 나아가 바이오 산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벤처와의 ‘개방형 생태계’ 조성이 중요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생태계 조성은 바이오 분야뿐 아니라 최근 급물살을 타고 있는 산업 간 융·복합에서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권 센터장은 “(생태계 조성은) 신약 개발 가능성은 높이고 실패의 위험은 줄이는 합리적인 전략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권 센터장은 아직 미진한 단계인 국내 신약 개발의 확산을 위해서는 ‘의약품은 공공재’라는 인식에서 한발 더 나아가야 한다며 기업들이 스스로 도전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의약품은 경제적 가치 창출이 충분히 가능한 분야이지만 지금까지 공공재, 또는 복지의 관점에서 다뤄졌다”며 “가령 글로벌 임상에 소요되는 의약품 생산시설에 대한 투자도 R&D의 연장선이므로 이에 대한 세제혜택을 주면 기업이 적극적으로 신약 개발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