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이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순방 기간 중 현지에 디젤동차를 공급할 수 있는 우선권을 확보했다.
현대로템은 3일(현지시간) 이란 철도청과 디젤동차 150량 구매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고 4일 밝혔다. 이란 철도청이 현대로템의 디젤동차 150량을 구매하면서 현대로템은 계약가격의 85%에 상당하는 자금에 대한 금융을 주선하는 내용이다. 현대로템은 세부 협상을 진행해 오는 7월 말 정식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번 MOU는 현대로템이 이란서 추진하다 국제 제재로 접은 디젤동차 공급 사업에 대한 보상이다. 현대로템은 지난 2004년 이란 철도청 산하 공기업인 RAJA사에 디젤동차 150량을 공급하기로 계약을 맺고 2007년 말부터 납품을 시작했지만 2010년 시작된 대 이란 경제봉쇄로 사업을 접어야 했다. 하지만 제재 기간 중에도 이란에 지속적으로 협조하면서 이번에 이란 철도청이 현대로템을 수의계약 대상자로 지정해준 것이다.
한국 정부의 지원도 이번 MOU를 뒷받침했다. 국토교통부는 3일 열린 한·이란 비즈니스포럼 현장에서 현대로템의 이란 내 네트워크 구축을 도왔다. 현대로템이 경제 봉쇄 중 발생한 미수금을 원만히 받는 협상도 돕고 있다. 또 한국수출입은행은 현대로템의 이번 MOU가 실제 계약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금융 제공을 통한 측면 지원을 해줄 계획이다.
현대로템은 이란 철도청의 요구를 반영해 앞서 납품한 디젤동차보다 속도를 높이고 승객 편의성을 강화한 차량을 공급하기로 했다. 납품한 차량은 철도청이 운영 중인 교외선 노선 960km 구간에 투입한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이란은 사막이 많고 운행구간이 길며 원유가격이 낮아 전기로 운행하는 전동차보다 자체 동력을 가진 디젤동차가 훨씬 효율적”이라며 “박 대통령의 순방을 계기로 체결한 이번 MOU를 시작으로 이란 철도청과 장기적 협력관계를 구축해 중동의 마지막 블루오션인 이란 철도시장 영향력 확대에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