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까지 직간접적으로 당 대표 도전 의사를 밝힌 이들 가운데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송영길·김진표·김부겸·추미애·박영선 당선자 등이다. 서울경제신문은 5일 더민주의 차기 당 대표 후보군들과 전화 인터뷰를 통해 각종 현안에 대한 의견과 당권 도전에 대한 포부 등을 들어봤다. 추미애·박영선 의원은 서울경제신문의 인터뷰 제안에 응하지 않았다.
우선 총선 이후 정치권과 산업계의 뜨거운 이슈로 부상한 구조조정과 관련해 이들은 한국은행의 발권력 동원을 핵심으로 하는 당정의 추진 방안에 대해 하나같이 비판의 목소리를 나타냈다.
송영길 당선자는 “한국은행의 발권력을 통한 구조조정은 보이지 않는 국민의 세금을 빼앗아 쓰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편법으로 공적자금을 투입하지 말고 국채 발행 등의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심각한 도덕적 해이를 일삼으며 부실기업을 양산한 것에 대한 책임 소재부터 분명히 따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부겸 당선자도 “여권은 구조조정을 위한 실탄 마련에만 집중하고 있는데 실업자들의 재취업과 복지 문제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며 “국민의 세금을 투입하는 양적완화에 대해서는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만큼 논의가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차기 당권을 둘러싼 김종인 대표와 친노·친문 세력 간의 미묘한 갈등에 대해서는 매우 조심스러운 입장을 나타냈다. 김종인 대표를 차기 당 대표로 ‘합의추대’하는 방안이 사실상 폐기된 상황에 대해 야권 일각에서는 총선 승리를 이끈 김종인 대표가 결국 당 주류 세력에 밀려 버림받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송영길 당선자는 “최근 당이 경제비상대책기구를 만들기로 한 만큼 이 기구에서 김종인 대표가 경제 이슈들을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내가 당 대표가 되면 김종인 대표를 예우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찾겠다”고 말했다.
김진표 당선자는 “김종인 대표 덕분에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났는데 그 공로를 인정해야 하는 것은 맞다”면서도 “원칙적으로는 경쟁을 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료 의원의 요청이 있으면 당 대표 역할이든 문지기 역할이든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는 포부를 드러냈다.
김부겸 당선자 역시 “김종인 대표의 공을 인정하고 앞으로도 경제민주화와 관련한 역할을 하실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김종인 대표에게 명예로운 길을 열어줄 수 있도록 전대 시기를 절충안으로 확정한 것은 다행”이라고 밝혔다.
당정의 핵심 과제로 19대에 이어 20대 국회에서도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경제활성화법에 대해서는 분명한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김진표 당선자는 “노동개혁이나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당정이 추진하는 경제활성화법은 상당수가 재벌을 지원하기 위한 법안들”이라며 “대기업와 중소기업의 상생 구조를 만들고 ‘단가 후려치기’와 같은 부당한 관행을 없애는 것이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나윤석·박형윤기자 nagij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