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1만분의 1초 미만 찰나에 분자 통제한다"...한-일 연구진 신기술 개발

김동표 교수 등 세계 최초 연구 성공...사이언스지 게재

머리카락-좁쌀보다 미세한 반응기로 고순도 물질 제조

불순물 정제 비용 줄어 신약, 천연물질 제조에 혁신적

1만분의 1초 미만의 찰나에 분자 움직임을 통제해 불순물 없는 고순도 물질만을 만들어내는 혁신적 신기술이 세계 최초로 한국·일본의 공동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이를 상업적으로 활용하면 신약 및 천연물질 제조시 불순물 정제 과정 등이 사라져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세계적 권위의 미국계 과학학술지 ‘사이언스’는 6일(현지 시간) 김동표 포항공대 교수팀이 일본의 준이치 요시다 교토대학교 교수팀과 함께 이룬 이 같은 연구결과를 온라인판에 실었다. 김 교수팀의 연구성과는 머리카락보다도 얇은 파이프와 좁쌀보다 작은 저장소로 구성된 길이 1㎜이하의 ‘미세반응기’를 개발해 그 안에서 1만분의 1초보다 짧은 시간 동안에 두 가지 분자의 화학반응을 일으켜 불순물 없이 필요한 순수 화합물만을 얻어내는 기술을 선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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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분자물질은 워낙 순식간에 서로 결합하거나 분해되고, 구조변화를 겪기 때문에 인간이 마음대로 어떤 물질은 어떤 모양으로 섞고 어떤 물질과는 섞이지 않도록 결합하기가 매우 어렵다. 그동안 신약 및 천연물질들을 만들려면 우선 불순물이 섞인 혼합물을 만든 뒤 정제과정을 거쳐야 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김 교수팀은 화학반응이 일어나는 과정에서 잠시 만들어지는 반응물질(일명 반응중간체)가 생성됐다가 소멸되는 1만분의 1초 미만의 시간 내에 분자들간 화학반응을 마치면 불순물이 섞일 틈이 없이 순수 화합물이 만들어진다는 것을 발견해 이번 기술을 개발하게 됐다. 이때 사용되는 미세반응기는 폴리이미드 필름을 여러 층으로 정밀하게 쌓아 만든 것으로 영하 100도 이하의 극저온과 초고압을 견디며 대량으로 고순도 물질을 생산할 수 있다고 연구진을 밝혔다.

민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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