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의 유해성 연구 결과를 옥시(옥시레킷벤키저)에 유리하도록 조작한 의혹을 받고 있는 서울대 수의과대 조모 교수(57)에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 부장검사)은 6일 옥시 측에 금품을 받고 유리한 보고서를 작성해 준 혐의를 받고 있는 조 교수에 대해 수뢰 후 부정처사, 증거위조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조 교수는 옥시 측 의뢰를 받아 ‘가습기 살균제와 폐 손상 간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다’는 연구보고서를 써주고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옥시 측과 짜고 흡입독성 실험 데이터를 조작한 혐의도 받고 있다.
옥시는 2011년 11월 질병관리본부가 가습기 살균제를 폐 손상 위험요인으로 지목하자 이를 반박하기 위해 서울대와 호서대에 실험을 의뢰했다. 조 교수팀에는 가습기 살균제 원료물질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의 흡입독성 실험을 의뢰했다. 옥시 측은 조 교수팀에 연구용역비 2억5000만원과 함께 용역비와 별도로 수천만원의 자문료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옥시는 서울대가 진행한 흡입독성 실험에서 “살균제에 노출된 임신한 실험 쥐 15마리 가운데 새끼 13마리가 배 속에서 죽었다”는 결과를 받았지만 은폐했다. 이듬해 서울대가 임신하지 않은 쥐를 대상으로 2차 실험을 진행한 뒤 “유해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결과를 얻었다. 이후 검찰에는 2차 보고서만 제출했다.
검찰은 앞서 지난 4일 조 교수의 연구실과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수사 관련 증거물을 조작한 정황을 포착하고 현장에서 조 교수를 긴급체포했다. 조 교수의 구속 여부는 7일 오후 늦게 가려질 예정이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