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당의 주장대로 상임위 숫자를 늘리면 물론 전문성은 향상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역대 ‘최악의 국회’로 비판받는 19대를 보면 과연 전문성 때문에 국회가 제 할 일을 제대로 못했는지 의문이다. 19대 국회는 지난 4년간 오로지 정쟁만을 일삼다가 시간을 다 보냈다. 시급한 민생을 돌보기 위해 정부가 내놓은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규제프리존특별법 등 핵심적인 경제활성화법안들이 야당의 막무가내식 반대에 가로막혀 무산되고 말지 않았는가. 일자리와 기업 구조조정을 위한 노동개혁 관련 법도 ‘대통령 관심법안’으로 규정당한 채 끝내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상임위 숫자를 늘리려는 숨겨진 의도가 실은 원내 교섭단체가 3개가 되면서 신생 국민의당 몫의 상임위원장 자리를 추가 확보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국회에는 현재 16개 상임위원회와 2개 특별위원회가 있다. 20대 국회 의석 비율대로라면 더민주와 새누리당이 각각 8개, 국민의당이 2개를 갖는 것이 관례에 맞지만 국민의당에 1∼2개 위원장 자리를 더 주려다 보니 상임위원회 분할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는 이야기다. 새 국회가 벌써부터 제 밥그릇을 챙기기 위해 담합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돌아가는 본새를 보니 20대 국회라고 19대의 구태정치와 그다지 다를 게 없어보인다. 밥그릇 챙기기가 아니라는 것을 몸으로 실천해보이는 것이 우선 아닌가. 더 이상 국민을 실망시키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