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아트갤러리] 박영숙 '미친년들'

박영숙 ‘미친년들(Mad Women’s) #1’, 150x120cm, 1999년작 /사진제공=아라리오갤러리박영숙 ‘미친년들(Mad Women’s) #1’, 150x120cm, 1999년작 /사진제공=아라리오갤러리





그룹 자우림의 김윤아가 “머리에 꽃을 달고 미친 척 춤을~”이라고 ‘일탈’을 노래했을 정도로 자유를 선택하려면 ‘미쳤다’ 소리 들을 각오가 필요하다. 1세대 페미니즘 사진작가 박영숙은 가부장적 굴레를 ‘여성을 미치게 만드는 틀’로 봤다. 그리해 1999년 처음 시작한 ‘미친년 프로젝트’는 말 그대로 ‘미친년’을 사진에 담았다. 베개를 갓난아이처럼 끌어안고 꺾어 신은 신발 위로 치맛자락이 말려 올라간 줄도 모른 채 넋 나간 표정으로 관객을 응시하는 작품 속 여주인공은 ‘미친년’ 소리를 듣기에 충분하다. 작가는 “여성들은 자신들의 삶을 누구에게 빼앗긴 줄도 모르면서 스스로를 억압해왔다. 윤리·제도·문화·사회가 그녀들 삶의 주인이었다”며 “착한 여자 콤플렉스를 광기로 바꾼 그녀들을, 사람들은 ‘미친년들’이라고 부른다”고 말한다. 미쳐야만 자유로울 수 있었던 여성들에게 ‘미친다’는 것은 치유이자 해방이었다고 작가와 작품은 같은 목소리로 이야기한다. 작가의 1981년작 ‘36인의 포트레이트’를 비롯해 ‘미친년 프로젝트’ 등 가부장적 사회구조의 모순을 비판적으로 들여다본 대표작 80여 점이 천안 아라리오갤러리에서 7월24일까지 선보인다. 전시제목은 ‘미친년·발화(發話)하다’로 입에 담기도 어려운 ‘미친년’이라는 소리를 꺼내는 것에서부터 시작해 사회적 담론으로 확산시키고자 한 의도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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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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