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한복 바지에 검정 고무신 대신 까만 트레이닝복을 입고 노란 모자를 쓴 젊은이가 사람을 싣고 8차선 도로 한가운데를 달리는 기이한 모습이 포착됐다. 바로 ‘현대판 인력거’. 직접 뛰며 손으로 끄는 일반 수레의 모습이 아니라 10단 기어 자전거를 타고 손님을 끄는 최첨단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반까지 대표적 이동수단 중 하나였던 인력거는 1894년 처음 서울에 등장했다. 중고등학교 사회 교과서에서 흑백 사진으로만 볼 수 있었던 추억의 교통수단 인력거가 21세기 서울 도심에 등장한 이유는 무엇일까.
서울경제썸이 새롭게 기획한 영상 코너 콘텐츠인 트렌드 체험기 ‘썸더랜드’는 1편 주제로 황금연휴와 5월 관광주간을 맞이해 특별한 나들이 코스인 ‘아띠 인력거’를 직접 타봤다. 이날 기자가 체험한 코스는 약 2시간 정도 소요되는 ‘정동투어 ’로 ‘명동-시청-청계천-덕수궁-정동’의 서울의 속살을 들여다보면서 인력거 라이더가 들려주는 역사 이야기까지 곁들여졌다. 서울 방방곡곡을 ‘자유’롭게 다니면서, 손님과 라이더가 함께 이야기를 ‘공유’하고, 정신없이 돌아가는 사회에 지친 감정을 ‘치유’하는 시간을 제공하는 아띠 인력거. 지난 2012년 7월 첫 선을 보인 이후 지금까지 3만5,000명 이상의 손님과 함께 행복을 싣고 달렸다고 한다. 현재 총 40명의 라이더가 서울의 북촌,서촌, 정동 지역에서 손님을 태우고 달린다. 아띠 인력거 백시영 대표는 “매일 정신없이 돌아가는 사회에 따라가느라 사람들은 너무나 많은 것을 놓치고 지내고 있다”며 “인력거를 타는 1~2시간 동안 차가운 도시에 따뜻한 스토리를 입혀 소소한 즐거움과 행복감을 전하고 싶었다”고 포부를 밝혔다.
따스한 봄볕과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서울 도심을 천천히 달리는 아띠 인력거 체험, 서울 사람들도 잘 모르는 서울 구석구석의 이야기를 들으며 즐거움을 소통하는 유쾌한 시간이었다. 숨 가쁘게 돌아가는 서울 도심을 느리게 즐기는 특별한 방법을 찾는다면 아띠 인력거 체험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