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살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암매장한 30대가 범행 후 피해 여성의 옷과 신발을 팔아 돈을 챙긴 사실이 드러났다.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제1형사부는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모(36)씨에 대한 첫 공판에서 검찰 측이 주장한 이씨의 절도죄 성립 여부를 재검토하기로 13일 밝혔다.
이씨는 지난 2월13일 경기 안양시 동안구에 있는 자신의 오피스텔에서 동거 여성 A(21·여)씨의 목을 졸라 살해하고, 약 10㎞ 떨어진 경기 광명시 소재 한 공터에 시신을 암매장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날 열린 공판에서 이씨가 A씨의 옷과 신발을 처분해 2만5,000원을 챙겼다며 범행에 절도죄를 추가했다. 이에 재판부는 사망자의 재물을 팔아 돈을 가로챈 데 대해 ‘사자(死者) 점유’를 인정할 것인지 여부를 다시 검토해 줄 것을 검찰에 요청했다.
검찰은 또 이씨가 A씨를 살해한 뒤 A씨의 모바일 기기를 이용해 A씨가 홍대 부근에 있는 것처럼 언니 등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고 밝혔다. 이씨는 휴대전화와 태블릿 PC를 각각 홍대 부근 상수동과 양화대교에 버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 변호인은 공소 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한편, 경찰은 이씨가 A씨를 살해하고 암매장한 지 나흘만인 2월 17일 A씨 언니로부터 실종 신고를 받고 이씨 오피스텔 CC(폐쇄회로)TV 영상을 분석, 이 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 씨는 조사를 받던 2월말 잠적했다 3월 중순 대구의 찜질방에서 체포됐다.
/김나은 인턴기자 babyeu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