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친박계 초·재선 의원들이 16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당 비상대책위원과 혁신위원장의 인선 재검토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태흠(앞줄 오른쪽부터), 박덕흠, 박대출 의원과 김선동 당선자. /연합뉴스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지난 15일 인선한 비박 위주의 비상대책위원과 김용태 혁신위원장 내정자에 대해 당내 친박 초·재선 의원들이 하루 만에 “원점 재검토”를 요구하면서 공개 반발해 파장이 예상된다.
16일 박대출·김선동·이장우·김태흠·이완영 등 20명의 당선자, 재선 의원들은 국회 정론관에서 성명을 내고 “비상대책위원과 혁신위원장 인선은 원점에서 재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영우·김세연 의원과 이혜훈 당선자 등 비박 인사로 꾸려진 비상대책위원과 대표적 강성 비박계인 김용태 내정자 인선에 대해 공개 반발한 것이다. 실제 정진석 원내대표가 전날 인선한 비대위원에는 친김무성계인 김영우 의원과 친유승민계인 김세연 의원, 이혜훈 당선자 등 10명 가운데 7명이 비박 인사로 채워졌다. 이들은 “이번 인선 발표는 국민들의 준엄한 명령에 부합되는 것인지 근본적인 의문을 던져주고 있다”며 “내용은 급조됐고 절차는 하자를 안고 있다”며 비대위원과 혁신위원장 교체를 주장했다.
김태흠 의원은 “계파갈등에 부정적인 인식을 씻을 수 있는 중립적이고 당내 인사가 아닌 외부 인사 중에서 비대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며 “일부 비대위원은 총선 과정에서 실무책임을 맡아 공천파동의 책임을 면하기 어려운 분도 포함돼 있다”고 반발했다.
이들은 비대위원 교체보다는 김용태 내정자 교체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현실적으로 비대위원과 혁신위원장 동시 교체는 무리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김태흠 의원은 “혁신위원장은 당내 인사보다는 외부 인사가 와야 제대로 된 혁신안을 담보할 수 있다”며 “당청갈등 속에서 화합적인 입장에 서지 않았던 분이 전권을 맡아 혁신위원장을 맡으면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당 핵심관계자는 “지역과 선수를 고려하면 발표한 비대위원 명단밖에 나올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며 “인선기준에 계파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친박계가 이날 공개 반발한 것은 비박 중심의 비대위와 강성 비박인 김용태 내정자가 전대 이전에 총선 패배 책임론 등을 거듭 제기해 결국에는 당권 도전에 친박이 불리하도록 분위기를 몰아가려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표출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김홍길기자·박효정기자 what@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