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일간 가디언은 수상작이 발표된 16일(현지시간) 한국 작가 한강과 한국어를 배운 지 6년 된 번역자 데버러 스미스가 노벨상 수상자인 오르한 파무크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엘레나 페란트 등을 제치고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서정적이면서도 통렬하다”, “간결하고도 불안하게 만들며 아름답게 구성됐다”, “아름다움과 공포가 기묘한 조화를 이룬다”는 심사위원단의 평가를 전했다. 또 한강은 이미 한국에서 여러 상을 받은 성공한 작가라며, 스미스가 한국에서 발견한 첫 작가라고 덧붙였다. 가디언은 지난 1월 리뷰를 통해 ‘채식주의자’를 “감각적이고 도발적이며, 격렬하다. 강력한 이미지와 선명한 색채, 충격적인 질문으로 무르익었다”며 “한 문장 한 문장이 놀라운 경험”이라고 극찬한 바 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한강의 ‘채식주의자’에 대해 “올해 나온 가장 에로틱한 소설 중 하나”라며 최종 심사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올해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수상작에 선정됐다고 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세 명의 화자로 구성된 소설은 꽤 간명한 문장으로 시작하지만, 주인공 영혜의 저항이 점점 기이하고 놀라워지면서 외견상 정상적으로 보이던 관계가 폭력, 수치, 욕망의 소용돌이로 변한다고 ‘채식주의자’를 소개했다. 또 “이 치밀하고 정교하며 충격적인 책은 독자들의 마음에 오래도록 남을 것이며 꿈에까지 나올 수 있다”며 “완벽하다는 평가를 받은 스미스의 번역은 매 순간 아름다움과 공포가 묘하게 섞인 이 작품과 잘 어울린다”고 한 보이드 턴킨 심사위원장의 평도 덧붙였다.
AP 통신은 한 여성이 육식을 거부하면서 가져온 파괴적인 결말을 보여주는 ‘동요시키는’(unsettling) 소설이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했다며, 한강은 2005년 인터내셔널 부문 신설 이후 처음 후보에 오른 한국 작가라고 소개했다. AFP 통신도 이 상을 받은 첫 한국 작가라는 점을 강조하며 “서정적이고 통렬하다”는 심사위원장 턴킨 위원의 평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