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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사모펀드 KKR회장 "한국 대기업 비핵심 계열사 매물에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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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로버츠(72·사진)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공동 창업자 겸 회장은 17일 “한국 대기업의 비핵심사업 구조조정에 도움을 주고 싶다”고 밝혔다. 블랙스톤·칼라일과 함께 세계 3대 사모펀드로 꼽히는 KKR 수장이 국내 대기업의 비핵심 계열사 정리 과정에서 나올 매물을 적극적으로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쳐 주목된다.


KKR 공동 설립자인 로버츠 회장은 이날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한국 대기업들이 현재 비핵심사업을 정리하고 있고 정부도 이를 독려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KKR는 이미 지난 2009년 오비맥주를 성공적으로 인수한 후 기업가치를 높여 되판 경험이 있는 만큼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KKR는 한국 대기업이 비주력사업을 매각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복잡한 상황을 해결할 노하우는 물론 자금제공 역량까지 갖고 있다”며 “대기업 비핵심계열사 중 내실이 훌륭함에도 상대적으로 관심과 투자를 덜 받았던 기업에 대해 KKR가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로버츠 회장은 현재 위기를 맞고 있는 한국의 조선·철강·해운 업종 투자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한국의 주력산업인 조선·철강·해운 업종은 경기변동에 취약하기 때문에 투자시기를 잘못 잡으면 심각한 손실을 볼 수 있다”며 “현재로서는 눈여겨보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한국기업이 해외에 진출할 때 우리는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다”며 “한국 조선·철강·자동차 회사 가운데 해외 진출을 원하는 곳이 있다면 얼마든지 손을 잡고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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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츠 회장은 “저성장 시대에는 소비재 같은 안정적인 업종을 찾아 운영을 개선해 최대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주력한다”며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대부분의 시장에서 소비재 업종에 투자해 왔다”고 전했다.

로버츠는 1976년 사촌인 헨리 크래비스와 손잡고 베어스턴스 동료였던 제롬 콜버그와 KKR를 설립했다. KKR는 콜버그와 크래비스·로버츠 3명 이름의 영문 첫 글자를 따서 만들었다. KKR는 1980년대 초부터 인수 대상 기업의 자산을 담보로 자금을 빌려 인수비용을 마련한 후 기업가치를 높여 비싼 가격에 되파는 차입매수(LBO) 방식으로 글로벌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이름을 날리기 시작했다. KKR의 연간 운용자산은 1,200억달러(약 137조원)이며 한국 투자규모는 5억7,000만달러(약 6,000억원) 수준이다. 2009년 어피니티와 함께 AB인베브로부터 오비맥주를 18억달러에 인수한 뒤 5년 만에 되팔아 4조원의 차익을 냈다. 지난해에는 앵커에쿼티파트너스 등과 컨소시엄을 꾸려 티켓몬스터 경영권을 사들였고 현재는 이랜드와 킴스클럽 매각 본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

해외 진출을 검토하는 한국 PEF에는 “해외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믿을 수 있는 적절한 현지 파트너를 찾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로버츠 회장은 “KKR는 좋은 현지 파트너를 찾는 데 노력의 90%를 할애한다”면서 “나머지 10%는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을 비롯해 투자요건을 잘 정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로 다른 이해관계와 목적으로 파트너십을 맺었다가 실패한 투자가 많다”며 “좋은 파트너를 찾는 데 시간을 많이 들여 함께 같은 목표를 향해 조율하며 나아가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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