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 은퇴를 선언하고 칩거 중인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18일 “새판을 짜는 데 앞장서 나갈 것을 다짐한다”고 사실상 정계복귀의 신호탄을 쐈다. 손 전 고문은 1993년 초선 의원 시절 민주자유당 간판을 달고서도 국립 5·18 묘지를 찾는 등 광주에 대한 애정을 강조해왔다.
손 전 고문은 이날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고 난 후 지지자 500여 명과 오찬을 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손 전 고문은 “광주와 전남, 강진, 서울, 충청, 속초에서 온 이분들이 국민들의 염원을 담아서 새 판을 시작하고자 이 자리에 자리를 함께하고 있다”며 출정식의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는 손학규계로 분류되는 이개호·이찬열 의원, 고용진·김병욱·박찬대 당선자 등과 송태호 동아시아미래재단 이사장이 함께했다. 지지자들은 ‘손학규 대통령’이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손 전 고문은 광주와의 인연을 언급하며 “1993년 5·18 기념일이 국가행사로 시작된 이래 외국에 나가지 않는 한은 꼭 참석했듯이 오늘이 새로운 것은 아닌데 새롭게 느껴지는 것은 5·18이 항상 시작을 의미하기 때문”이라며 “오늘 우리가 국민의 염원을 담아서 이 모든 뜻을 녹여낼 수 있는 새 판을 시작한다는 데 그 뜻이 있어서 오늘이 더욱 새로운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새로운 시작’이 정계복귀의 의미냐고 묻는 기자들의 질문엔 별다른 답을 내놓지 않았다.
손 전 고문은 지난달 19일 국립 4·19민주묘지 참배하면서 “20대 국회가 근본적인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새판짜기에 나설 수 있도록 마음을 단단히 해줄 것을 당부한다”며 여의도 정치권에서 한발 물러선 모습을 보였다. 이날 손 전 고문이 “새판을 짜는 데 앞장서 나가겠다”고 밝힌 만큼 손 전 고문의 정계복귀가 임박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손 전 고문 측 관계자는 “오늘 손 전 고문이 한 발 더 나가신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광주=나윤석·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