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중동’으로 주목받는 신흥시장 아프리카에 국내 건설업계의 관심도 쏠리고 있다. 전기·수도 등 사회기반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가운데 빠르게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주택·도로·상업시설 등 건설수요도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간 국내 건설사들의 수주 텃밭이던 중동지역이 부진한 가운데 오는 25일부터 시작되는 박근혜 대통령의 아프리카 3개국 순방을 계기로 이란처럼 대규모 수주 성과를 낳을 수 있을지도 기대된다. 올해 아프리카 건설시장은 전 세계의 12% 수준인 약 1,200억달러 규모로 예상된다.
◇고성장 속 주택·오피스·쇼핑시설 ‘태부족’=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 2000년 이후 아프리카 지역은 매년 6~7%의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5%대를 기록했으며 지난해에도 3.8%의 성장세를 지켜냈다. 매년 외국인 투자가 6% 가까이 늘어나면서 올해 4.3%의 경제성장이 전망되고 있다. 이 가운데 인구 증가와 도시화 진전으로 상업·주거용 건물이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지난해 기준 아프리카 48개국의 인구는 9억5,000만명이지만 2050년 20억명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도시화도 2010년 40%에서 2050년이면 60% 수준에 달할 예정이다. 가장 인구가 많은 나이지리아(1억7,400만) 도시지역에는 1,700만가구의 주택이 부족한 상황이다.
쇼핑시설도 부족하다. 가나에서는 2008년 근대적인 쇼핑몰(아크라몰) 완공 후 6년 만에 같은 규모의 시설을 하나 더 늘렸다. 코트디부아르 아비잔에는 10억달러 규모의 상업시설을 추진하고 있다. 외국기업 진출 확대로 주목받고 있는 오피스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앙골라 루안다에서는 ㎡당 사무실 월평균 임대료가 150달러, 나이지리아 라고스는 85달러에 달할 정도다.
◇전력·도로·수도 등 사회기반시설도 노후화 심각=이 가운데 아프리카 지역에서 가장 시급하게 해결돼야 하는 문제가 전력·수도 등 사회기반 인프라 부족이다. 2014년을 기준으로 아프리카의 평균 전력 보급률은 16% 수준. 사정이 낫다는 카메룬·코트디부아르·가나·남아공 등 7개 국가도 50%를 겨우 넘어선다. 그나마도 전기이용료가 비쌀 뿐만 아니라 공급도 불안정해 비상용 발전기가 필수적이다.
철도나 도로 등 교통 인프라도 엉망이다. 아프리카 지역의 철도는 유럽의 5% 수준인 1,000㎦당 3㎦로 취약하다. 도로도 전체 166만㎞ 중 포장된 것은 9%에 그친다. 이처럼 교통망이 미비하다 보니 현지 산업계의 거래총액 중 수송비 비율이 13%로 세계평균(6%)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교통·전력·주택 분야 주력해야=올해 아프리카 건설시장이 전 세계의 12% 수준인 약 1,200억달러 규모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건설사가 노려야 할 부분은 기본적으로 교통과 전력, 주택 등 세 분야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규모가 가장 큰 곳은 남부의 남아공으로 약 438억달러 수준이 기대된다. 이어 중서부의 나이지리아(299억달러)·앙골라(86억달러), 동부의 케냐(60억달러) 순이다.
가장 많은 공사가 이뤄지고 있는 것은 전체 공사의 30% 내외가 각각 집중된 교통(37%)과 에너지(28%) 분야다. 수자원(8%), 광물(7%), 석유·가스(6%) 등에 비해 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트 비중이 현격하게 높다. 반면 국제유가 급락에 따라 나이지리아나 앙골라·모잠비크 등 주요 산유국의 플랜트 부문은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3년간 국내 건설업체들의 아프리카 진출 실적을 살펴보면 꾸준히 40~50여개 건설사가 수주에 나서고 있다. 2013년에는 39개사가 약 8억2,410만달러의 실적을 올린 데 이어 이듬해 47개사 21억2,550만달러를 기록했지만 이를 정점으로 지난해 49개사 6억3,250만달러로 내려앉았다. 올해는 5월17일 기준 20개사 3억3,616만 달러를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