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자동차 및 경트럭 판매량은 지난해 5.4% 증가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오토데이터 Autodata에 따르면, 럭셔리 SUV와 크로스오버은 유가 하락 덕분에 20% 판매가 증가해 98만 5,480대가 팔렸다. 럭서리 SUV의 강세 이유는 어렵지 않게 설명할 수 있다. 켈리 블루 북 Kelly Blue Book의 소비자 인사이트 부문을 총괄하는 레베카 린드랜드Rebecca Lindland는 “사람들이 고급스러움을 원하면서도 실용성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업체들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판을 키우려 하고 있다. 대표적인 럭셔리 SUV 5대를 소개한다.
1. 아우디 Q7
시작가 5만 5,750 달러
올 뉴 Q7은 개발에만 5년 이상이 걸렸다. 엔지니어들이, 폭스바겐그룹 산하 포르쉐, 폭스바겐, 벤틀리가 SUV 시장을 확대할 때에도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차체를 만들고자 했기 때문이다. 아우디는 이전 모델에 비해 무게를 700파운드(약 325kg)나 줄여 운전을 방해했던 탱크 같은 느낌은 줄이면서도 도로 주행감은 향상시켰다.
신형 Q7은 센서 및 첨단기술을 장착한 전장을 다수 탑재해 거의 자율주행 수준의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브레이크 기반 토크 벡터링 기능, 고속도로 주행 시 Q7 속도를 40mph(시속 약 64km)까지 조절할 수 있는 교통혼잡 보조 기능, 탈선 경고 및 보조 기능, 사각지대 모니터링, 차간거리 자동조절 크루즈 컨트롤 기능 등을 제공한다. 이런데도 운전 기사가 따로 필요할까?
2. 벤틀리 벤테이가
시작가 22만 9.000달러
벤틀리 벤테이가는 단순히 벤틀리 뮬산을 업그레이드한 것으로 오산하면 안 된다. CEO 볼프강 뒤르하이머 Wolfgang D?rheimer는 “SUV계의 벤틀리”를 만들기 위해 탄생한 모델이라고 말했다.
벤테이가를 훌륭하게 만든 독일인들을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벤틀리는 폭스바겐 AG가 소유하고 있다). 22만 9,000달러짜리 벤테이가는 W-12엔진을 장착해 부드러우면서도 강력한 600 마력의 출력을 뿜어낸다. 최고 속도는 187 mph(시속 300km)이고, 주행을 방해하는 어떠한 침수 피해 도로도 건널 수 있다. 지프 그랜드 체로키는 생산에 15시간이 걸리는 반면, 영국 크루Crewe에서 조립되는 벤테이카는 대당 생산이 130시간이나 걸린다. 주행 균형 제어를 위한 전자 엑추에이터, 옵션 브라이틀링 시계, 미네랄 유리… 우리가 상상하는 그대로가 구현되고 있기 때문이다.
3. 재규어 F-페이스
시작가 4만 990 달러
재규어의 첫 번째 SUV인 재규어 F-페이스는 올 늦여름까지 전시장을 뜨겁게 달굴 것으로 보인다. 외관도 아름답다. 재규어 E-타입-지난 50년간 만들어진 차량 중 가장 아름다운 차라는 말도 있다-디자인 작업에도 참여했던 유명 디자이너 이언 칼럼 Ian Callum은 “우리들에게 제시된 주요 원칙은 원하는 재규어가 아닌, 필요한 재규어를 만드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F-페이스를 구입하려면 6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이렇게 아름다운 F-페이스는 2가지 타입의 슈퍼차저 3.0리터 V6 엔진으로 구동된다. 하나는 340마력, 또 다른 하나는 380마력을 자랑한다. 180마력을 내는 2.0리터 터보 디젤의 4실린더 엔진도 있다.
4. 지프 그랜드 체로키 오버랜드
시작가 4만 8,000 달러
오프로드 어드벤처 2 패키지를 갖춘 지프 그랜드 체로키 오버랜드는 산악 오프로드 주행에 딱 맞는 SUV다. 높아진 차고(車高), 언덕 밀림 방지 및 내리막 주행 제어장치, 에어 서스펜션, 주행 성능 등 모두가 향상됐다. 그랜드 체로키가 바이에른 지역의 알프스를 횡단하는 유럽스타일이라 느껴진다면, 그 이유는 당시 크라이슬러를 소유한 다임러가 메르세데스 M-클래스와 함께 개발했기 때문이다. 오버랜드는 290 마력의 3.6리터 V6 엔진과 훨씬 더 많은 기름을 먹는 강력한 5.7Hemi V8엔진을 장착했다. 파노라마 선루프를 탑재했으며, 전체적으로 주행감이 개선돼 쇼핑몰 주차장의 움푹 파인 곳을 지나갈 때도 전혀 문제가 없다.
6. 메르세데스 G-클래스
시작가 11만 9,000달러
딱딱한 4각형 디자인의 이 럭셔리 SUV는 원래 한 이란 왕족의 제안으로 개발됐다. 농담이 아니다. 그는 재임 기간 동안 다임러의 주요 주주이기도 했다. 차량이 첫 출시된 건 1979년이었다. 그는 권좌에서 쫓겨나는 바람에 실제로 차를 타보진 못했다.
G-클래스 SUV는 4.0리터 트윈 터보 V8 엔진 혹은 621 마력을 자랑하는 12기통엔진을 장착하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다부진 외관과 흔들리는 승차감 때문에 오히려 이 차를 더 좋아한다. 실제로 G-클래스에는 컵 홀더도 제대로 둘 수 없다. 이 차량은 뜻밖에도 영화 <본 슈프리머시 Bourne Supremacy >에 등장했다. 제이슨 본의 암살자가 그를 쫓을 때 G-클래스를 사용했으나, 본은 훔친 러시아산 볼가 Volga를 타고 킬러를 따돌렸다. 10만 달러가 넘는 SUV에 대한 찬사라곤 할 수 없는 장면이다.
이 글의 필자 데이비드 카일리는 앤 아버에 거주하는 자동차 저널리스트 겸 작가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By David Kil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