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4분기 내국인이 해외에서 카드로 4조원 가까이 쓴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2016년 1분기 중 거주자의 카드 해외사용 실적’ 자료에 따르면 올해 1∼3월 내국인이 해외에서 카드로 긁은 금액은 33억 달러다. 이는 지난해 32억1,300만 달러(약 3조5,000억원)보다 2.7% 늘어난 수준으로, 매년 1·4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통계를 보면 올해 1분기 내국인 출국자는 556만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 470만명보다 18.3% 늘었다. 4·4분기(514만명)와 비교해도 8.1%나 늘었다. 설 연휴와 겨울방학을 맞아 해외로 떠나는 여행객이 늘면서 카드 사용액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올해 1·4분기 내국인이 해외에서 카드로 결제한 금액은 지난해 4·4분기 34억3,000만 달러보다 3.8% 줄었다. 내국인 출국자는 만 달러 기준 사용금액은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서 해외에서 물품구매 수요가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며 “환율에 대한 부담으로 숙박비나 음식비 등을 제외한 씀씀이를 줄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4·4분기 원·달러의 평균 환율은 1,157.1원으로 올해 1분기보다 40원 이상 낮았다.
카드 종류별 사용액을 보면 신용카드가 작년 4분기보다 4.7% 감소한 23억4,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체크카드는 8억5,100만 달러로 전분기보다 0.4% 줄었고 직불카드는 1억800만 달러로 10.4% 급감했다.
올해 1분기 외국인이 국내에서 쓴 카드 금액은 25억2,200만 달러로 작년 동기 27억5,600만 달러보다 8.5% 줄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359만명으로 작년 4·4분기 365만명보다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