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베트남전 실상 전한 ‘몰리 세이퍼’ 기자 별세

베트남전의 실상을 처음으로 알린 美 CBS 방송 기자 몰리 세이퍼가 85세로 별세했다. /연합뉴스베트남전의 실상을 처음으로 알린 美 CBS 방송 기자 몰리 세이퍼가 85세로 별세했다. /연합뉴스


베트남전의 잔혹한 실상을 알린 미국 CBS 방송 기자 몰리 세이퍼가 19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85세.

CBS 방송 등 외신은 이날 세이퍼가 뉴욕 맨해튼 자택에서 폐렴으로 숨졌다고 전했다.


세이퍼는 CBS 방송 특파원으로 1960년대 베트남전 참상을 미국에 알렸다.

그는 CBS 방송 인기 시사프로그램 ‘60분(60Minutes)’에서 46년 동안 간판을 맡았다. 국제 영웅 또는 범죄자를 알리고 사기와 부패를 폭로하며 내부고발자의 목소리를 듣는 등 광범위한 취재력을 자랑했다.


1965년 8월 미 해병대가 베트남 ‘캄 네’마을에서 벌인 소탕 작전 현장을 생생하게 담은 그의 보도는 20세기 저널리즘 역사에서 최고로 꼽힌다. 당시 미 해병대는 베트공이 이미 떠난 마을에 들어가 기관총을 쏘고, 화염방사기와 수류탄, 라이터로 오두막을 불태웠다. 마을에 남은 노인과 여성들은 말리며 애원했지만 미 해병대는 이들을 끌고 가고 곡식 창고를 파괴하는 일을 벌였다. 세이퍼는 이를 ‘베트남전에 관한 모든 것’이라는 영상에 담아 미국인들을 경악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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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1967년 마오쩌둥의 문화혁명기 당시 미 언론으로 중국 내부를 취재한 최초였으며, 중동전쟁, 소련의 체코슬로바키아 침공, 나이지리아 내전 등을 취재하기도 했다.

세이퍼는 최근까지 방송을 이어나갔지만 건강이 나빠져 이달 11일 은퇴했다.

레슬리 문베스 CBS 방송 최고경영자는 세이퍼를 “전쟁 보도의 영역을 깼으며 ‘60분’과 동의어로서 영원히 이름을 남길 것”이라며 “CBS와 저널리즘의 가장 위대한 보물”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김진희인턴기자 jh6945@sedaily.com

김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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