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아침저녁은 선선하지만 한낮 기온이 30도를 넘나들며 여름의 문턱에 한층 다가섰다. 날씨가 무더워지면서 여기저기서 에어컨 등의 냉방기기를 가동하는 곳이 많아지면서 건강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전문가들은 날씨가 갑자기 더워지는 이 같은 시기에 여름감기를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특히 여름감기는 콧물과 기침이 심하고 뇌수막염·폐렴과 같은 심각한 질병을 자칫 단순한 감기로 오인할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김도훈 고려대 안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에어컨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은행·백화점은 물론 일반 상점이나 대중교통까지 에어컨을 가동하지 않는 곳이 없는 만큼 요즘과 같이 에어컨 가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시기에 감기로 인해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며 “이 같은 여름감기의 경우 주변 환경 때문에 겨울감기보다 오래갈 수 있어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여름감기의 경우 바이러스 장염, 뇌수막염 등 다른 심각한 질병과 증상이 비슷한 만큼 이들 질환의 증상 차이를 잘 알아둘 필요가 있다. 감기 증세와 함께 설사, 체중 감소가 동반된다면 바이러스성 장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바이러스성 장염은 탈수 증상이 함께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입술이 바짝 마를 수 있고 근육통이 동반되기도 한다.
또 콧물이 계속 나는 경우 알레르기성 비염일 수 있으며 목이 붓고 기침이 지속한다면 후두염, 기침이 심하다가 가슴통증이나 객혈·전신피로·체중감소 등이 동반되면 결핵을 의심할 수 있다.
그 밖에도 어린아이들은 뇌수막염의 증상이 감기와 유사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처음에는 감기처럼 열이 나고 머리가 아프다가 이후 토하거나 목이 뻣뻣해지고 심한 경우 의식이 혼탁해지기도 한다. 자녀의 몸에서 열이 나고 두통이 생기면 단순 감기로 생각해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기 쉽지만 두통 증상이 심해지거나 구토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면 뇌수막염을 의심하고 신속히 병원을 찾아야 한다.
여름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예방하려는 노력도 중요하다. 외출 시에는 과도한 냉방에 대비해 체온을 유지할 수 있는 얇은 겉옷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에어컨의 바람을 직접 쐬지 않도록 바람의 방향을 조정하고 손을 자주 씻는 습관을 들이고 미세먼지가 많은 날은 외출을 자제해야 한다. 물을 자주 마셔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고 면역력 개선을 위해 영양에도 신경을 쓰는 것이 좋다.
김 교수는 “여름감기 예방을 위해서는 육류 섭취도 중요하지만 비타민이나 무기질이 풍부한 채소·과일 섭취를 늘려야 한다”며 “가벼운 운동 역시 신체의 기능을 활발하게 해줘 면역력 향상에도 도움이 되며 땀이 난 경우는 바로 샤워를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