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23일 강남역 10번 출구 인근 추모 공간을 서울시청 지하1층 시민청으로 이전해 24일부터 운영한다.
추모공간을 시민청으로 이전하는 것은 비로 강남역 10번 출구의 추모 공간이 훼손될 것을 우려해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추모글을 철거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날 철거된 추모글은 스티로폼 판넬에 붙여져 서초구청이 일시적으로 보관된다.
서울시는 장기적으로는 동작구 대방동에 위치한 서울시여성가족재단 1층에 강남역 10번 출구 및 부산, 대구 등 전국의 추모글을 영구적으로 보존하는 ‘기억의 공간’을 만든다.
지난 17일 새벽 강남역 인근 주점 화장실에서 23세 여성이 남성에게 살해되자 강남역 10번 출구에 피해자를 추모하는 포스트잇이 붙었다. 이후 추모 물결은 부산·대구·대전 등 전국 각지로 확산되기에 이르렀다. 특히 이번 사건은 여성 혐오 범죄 논쟁의 시발점이 됐다.
서울시는 묻지마 살인으로 인해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20대 여성 피해자를 추모하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자 추모글을 영구 보전키로 확정했다. 서울시는 이날 오후 4시 서초구청으로부터 강남역 10번 출구 추모 공간에 있던 포스트잇 등 기록물을 전달 받아 시민청 추모공간과 여성가족재단으로 이동시켰다. 추모공간 운영시간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로 전해졌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앞서 지난 19일 강남역 10번 출구를 방문해 살인 피해자를 추모하고 보존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엄규숙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이번 사건을 한 개인의 일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왜 수많은 여성들이 자신의 문제인 것처럼 나서는지 그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 성찰해야 한다”며 “시민청으로 추모공간을 옮기는 것은 그 성찰의 자리를 마련하자는 것으로 지속적으로 의견을 나누고 근본적인 문제들을 극복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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