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최종성 또봉이F&S 대표 "향수 어린 '옛날식 통닭'으로 승부...레드오션이라도 틈새시장은 있죠"

[CEO&STORY] 최종성 또봉이F&S 대표

최종성 또봉이에프앤에스 대표이사 ./권욱기자최종성 또봉이에프앤에스 대표이사 ./권욱기자




프로 씨름선수 꿈꾸며 대학 갔지만


일본 여행하다 정착해 보겠다 결심

6년간 주경야독하며 경영에 눈 떠

옛날식 통닭 ‘또봉이통닭’으로 치킨 시장에 신선한 돌풍을 불러온 최종성 또봉이F&S 대표의 유년시절은 모래밭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담임 선생님의 권유로 시작한 씨름은 최 대표에게 학창시절의 전부였다. 또래보다 유난히 덩치가 좋다는 이유로 뛰어든 운동이었지만 땀 흘리고 노력하는 것만큼 결과가 주어진다는 것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매력이었다.

프로 씨름선수를 꿈꾸며 대학까지 진학했지만 최 대표의 운명은 일본 여행을 계기로 180도 바뀐다. 별다른 기대 없이 마주한 일본은 거대한 톱니바퀴처럼 체계적으로 돌아가는 새로운 세상이었다. 일본을 제대로 알아야겠다고 결심한 최 대표는 다시 일본으로 건너가 낮에는 대학을 다니고 밤에는 일하는 생활을 이어갔다. 밑천도 인맥도 없는 타국생활이었지만 6년의 시간이 주마등처럼 흘러갔다.

“운동선수로 살아왔기에 일본이라는 나라가 더욱 신기하게 다가왔던 것 같아요. 언어도 낯설고 문화도 달랐지만 여기서 자리 잡으면 앞으로 무슨 일을 해도 잘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경야독을 하며 나중에는 현지에서 슈퍼마켓도 운영할 정도로 기반을 닦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향수병이 생기면서 한국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 2003년 귀국한 최 대표는 부동산 컨설팅 회사를 설립하고 사업가로 변신한다. 부동산 열풍이 한창이던 때여서 사업은 순항을 이어갔다. 경기도 용인에 사무실을 연 최 대표는 분당 정자동과 죽전 카페거리 등을 컨설팅하며 자연스레 외식업에 눈을 돌리게 된다. 어느새 최 대표의 회사도 부동산 컨설팅에서 프랜차이즈 컨설팅 전문업체가 됐다.

“새로운 상권을 발굴하고 가게를 열고 수익을 내는 게 정말 재밌었습니다. 예비 창업자에게 목 좋은 상권과 저렴한 입지를 알려주면 그 고객이 지인을 다시 소개해주는 게 일상이었죠. 왜 이 가게는 망하고 저 가게는 사람이 몰릴까를 연구하는 재미도 쏠쏠했고요. 프랜차이즈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하는 시기였다는 것도 도움이 됐죠.”

프랜차이즈 컨설팅하다 창업 도전

무리한 확장 왕만두점 2년만에 접어

심기일전해 ‘차별화된 치킨’ 목표

식어도 맛있는 ‘또봉이통닭’ 론칭



수완 좋은 프랜차이즈 컨설턴트로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었지만 정작 최 대표는 창업에 대한 욕심이 없었다.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은 구분해야 한다는 평소 지론에서였다. 그러던 중 제대로 된 창업 컨설턴트라면 실패하더라도 한번은 창업을 해봐야 한다는 생각이 그를 창업의 길로 이끌었다. 절대로 실패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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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아이템을 고민하던 중 왕만두로 결정했습니다. 직영점을 내는 동시에 가맹사업을 진행하는 파격적인 방식을 도입했죠. 출발은 좋았습니다. 하루 매출만 150만원에 줄 서서 먹을 정도로 입소문을 탔으니까요. 인터넷에도 맛집으로 소개되면서 전국 곳곳에서 가맹점을 내달라는 요청이 잇따랐습니다.”

그러나 승승장구하던 왕만두 전문점은 무더운 여름이 되자 매출이 급감하기 시작했다. 메뉴의 특성상 계절적인 변수가 크다는 걸 예상했지만 현실은 그 이상이었다. 여름철의 매출 부진을 견디지 못하자 10개까지 늘어났던 가맹점들이 하나둘 문을 닫기 시작했다. 경쟁 브랜드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것도 또 다른 부담이었다. 최 대표는 2년여는 버텼지만 결국 실패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밖에서 보던 것과 현장에서 맞닥뜨리는 것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달랐습니다. 음식을 판매한다는 것에는 온갖 보이지 않는 요소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요령이 뒤따라야 했습니다. 메뉴 경쟁력만 믿고 무리하게 가맹점을 늘린 것도 패착이었고요. 경제적으로 적지 않은 손실을 봤지만 오히려 외식업을 제대로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첫 창업의 실패로 값비싼 수업료를 낸 최 대표는 바로 창업 준비에 들어갔다. 실패에 대한 걱정은 여전히 있었지만 창업이 주는 희열과 보람이 그의 전 재산이었다. 수많은 아이템을 고르고 골랐지만 이미 시장에는 나올 수 있는 메뉴는 이미 다 나와 있었다.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던 순간 치킨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이왕 처음부터 시작하는 것이라면 모든 사람이 좋아하는 외식 메뉴의 대표주자인 치킨으로 승부를 봐야겠다는 결심이 섰다. 주위에서는 스스로 망하는 길을 택했다며 우려를 쏟아냈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도 치킨은 레드오션 중의 레드오션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수많은 치킨 브랜드가 탄생하는 것에는 무언가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장이 성장한다는 것은 분명히 틈새시장이 존재한다는 얘기이기 때문이죠. 그 틈새시장을 잡은 게 바로 또봉이통닭입니다.”

착한 가격에 철저한 품질관리로

창업 5년만에 570개 가맹점 개설

장기적으로 해외시장 진출 도전


최 대표는 기존에 없던 치킨을 선보이겠다는 목표로 전국의 치킨집을 모조리 찾아다녔다. 하지만 기존 브랜드를 따라해서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에 섣불리 창업에 나서지 못했다. 꿈자리까지 치킨이 등장할 무렵 전주의 한 시장에서 최 대표는 그토록 찾던 치킨을 발견했다. 바로 그 옛날 시장 귀퉁이의 가마솥에서 튀겨주던 통닭이었다.

옛날 통닭으로 메뉴를 정하고도 최 대표는 1년을 더 보냈다. 기존 치킨과는 다른 통닭만의 차별화가 필요했다. 닭 품종을 고르고 염지와 숙성을 거치고 튀기는 온도를 재는 모든 과정을 새로 개발한 결과 또봉이통닭을 선보일 수 있었다. 2011년 7월 용인에 첫 매장을 낸 또봉이통닭은 그해에 40개의 가맹점을 내고 치킨업계에 돌풍을 일으켰다.

“또봉이통닭은 전기구이 통닭처럼 맛이 담백하면서 육질이 탱글합니다. 초벌과 재벌을 통해 기름기가 쏙 빠져서 껍질까지 고소하다는 것도 기존 치킨과 다른 점이죠. 치킨이 아닌 통닭을 구현해보고 싶었는데 이 때문에 식어도 맛있는 치킨이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올해로 창업 5년을 맞은 또봉이통닭은 전국에 57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배달을 하지 않고 물류비용 등을 줄여 가격 경쟁력을 갖춘 것도 또봉이통닭의 경쟁력이다. 치킨값이 2만원을 넘보고 있지만 또봉이통닭의 대표 메뉴인 옛날통닭은 5년 전 처음 선보일 때보다 400원 오른 8,900원이다. 하림과 계획생산 계약을 체결해 업계 최초로 단일 품종의 육계를 공급받고 CJ제일제당과는 옛날식 통닭에 최적화된 전용 식용유를 개발하는 등 품질 관리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또봉이통닭은 국민 간식인 치킨이 비싸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첫 사례입니다. 서양식 프라이드치킨 못지않게 우리의 옛날 통닭도 얼마든지 경쟁력을 갖출 수 있습니다. 당분간은 국내 사업에 주력할 계획이지만 장기적 해외시장에도 진출해 또봉이통닭을 K푸드의 차세대 대표주자로 알려나가겠습니다.”

이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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