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만파식적] 컬러풀 아프리카





2014년 10월 가이 스콧 잠비아 부통령에게 서방언론의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됐다. 지병을 앓던 마이클 사타 대통령이 사망하면서 ‘블랙 아프리카’에서 백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대통령에 올랐기 때문이다. 1950~1960년대 가나를 필두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 독립 국가들이 줄줄이 탄생했으나 백인이 대통령으로 선출된 곳은 아직 없다. 다른 나라에 비해 백인 비중이 높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예외이기는 하지만 남아공 역시 1994년 인종분리정책이 철폐되고 FW 데클레르크 대통령이 퇴임한 뒤로 줄곧 흑인 정권이 집권하고 있다.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를 블랙 아프리카로 부르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거기 사는 사람들의 피부가 검어 백인들이 그렇게 이름을 붙인 것일 뿐이지만 우리 시각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 아프리카 하면 동물과 기아·에이즈를 연상할 정도로 어두운 면이 먼저 떠오른다. 세계 최초의 심장이식 수술이 이뤄지고 노벨상 수상자가 20명이나 된다는 사실은 잘 알지 못한다.

관련기사



그나마 이런 인식이 많이 바뀌게 된 것은 이명박 전 대통령 때의 ‘아프리카 바람’ 덕분이다. 이 전 대통령은 2011년 8박10일간 아프리카를 순방한 뒤 아프리카 협력강화의 원년으로 선언했다. 아프리카를 단순히 ‘모노(mono)’가 아니라 ‘컬러풀(colorful)’한 대륙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 잇따른 것도 이때다. 천연자원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10억4,000만명에 이르는 거대 인구도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던져준다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아프리카 순방에 나서면서 아프리카에 대한 관심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25일부터 시작되는 에티오피아·우간다·케냐 등 아프리카 3개국 순방에는 역대 두 번째 규모인 166개 기업이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한다. 당장의 성과보다는 생산적인 협력관계 구축에 더 신경을 써야 할 듯싶다. 컬러풀한 성과를 기대했다 자원개발 등에서 쪽박을 찬 전 정권이 남긴 교훈이다. /이용택 논설위원

이용택 논설위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