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STX계열사도 연쇄부도 위기...은행 추가손실 3조~4조 될듯

동반 회생절차 돌입땐

'충당금 폭탄'까지 더해

시중銀도 타격 불가피



STX조선해양이 법정관리 절차를 밟기로 하면서 STX포스텍과 STX중공업 등 관련 계열사들의 연쇄 부도 가능성이 높아졌다. STX 관계사에 매출의 100%를 의존하고 있는 STX포스텍의 경우 도산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STX조선을 비롯해 STX 관계사의 동반 회생절차 돌입 시 은행권의 추가 손실은 3조~4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차적인 손실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농협은행이 떠안지만 관계사 줄도산이 이어지면 시중은행들도 타격을 받는다.

25일 금융계에 따르면 STX조선의 법정관리에 따라 STX 관계사들이 줄줄이 도산 위기에 놓이게 됐다. STX중공업의 경우 매출의 약 15%를 STX조선에 의존하고 있으며 STX포스텍은 거의 모든 매출을 STX 관계사 등에 기대고 있다.

전산 및 설계 기업인 STX포스텍의 경우 최근 STX조선 측에 250억원의 전환사채에 대한 출자전환을 요구하고 우리은행에도 추가 자금지원을 요청했으나 STX조선의 법정관리로 채권단 지원은 불가능한 상황이 됐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STX포스텍은 독자생존이 불가능한 상태로 판단되는 만큼 STX조선과 함께 회생절차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여기에 ㈜STX의 경우 STX조선에서 받아야 할 매출채권이 약 1,000억원인데 법정관리로 인해 이를 대손비용으로 처리할 경우 사실상 자본잠식 상태로 전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도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STX조선에 대한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선수금환급보증(RG)을 포함해 3조원으로 가장 많고 농협은행 1조3,200억원, 수출입은행 1조2,200억원 등의 순이다. 이들 은행은 대부분 STX조선에 대한 여신과 RG를 ‘고정’으로 분류해 절반 정도만 충당금을 쌓은 상태라 3조원 안팎의 추가 손실이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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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 관계사 도산이 이어지면 충격은 더욱 확대된다. 농협은행의 경우 STX 관계사까지 회생절차로 가면 올해 쌓아야 할 총 충당금이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여기에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이 올해 ‘빅배스(선제적 대규모 충당금 적립)’까지 예고한 상황이기 때문에 농협금융그룹 자체가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도 크다. 이 밖에 경남은행 등 STX 관계사에 여신을 집행한 지방은행들도 피해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회사채 시장의 충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됐다. 산업은행은 STX조선 자율협약 개시 이후 회사채 등 비협약채권이 1조4,000억원에서 2,000억원(2016년 4월 기준)으로 1조2,000억원 감소한 상황이어서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문제는 STX조선 회생절차 이후에도 얼마나 더 조선업 관련 충당금이 늘어날 것이냐는 점이다. 조선업계 전체의 은행권 차입은 70조~80조원에 달한다. 당장 국내 은행들이 24조원을 빌려준 대우조선의 여신이 ‘정상’에서 ‘요주의’나 ‘고정’으로 분류될 경우 은행들은 2조~3조원가량의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한다. 여신 분류상 ‘정상’은 충당금을 거의 쌓지 않지만 ‘요주의’는 대출자산의 7~19%, 고정은 20~49%, 회수의문은 50~99%, 추정손실은 대출액의 100%를 충당금으로 쌓아야 한다. 대형 은행들은 이미 대우조선에 대한 여신 재분류 시뮬레이션에 돌입한 상태다. /윤홍우·이두형기자 seoulbird@sedaily.com

윤홍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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