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창업현장에선] 도시락전문점·카페서도 가볍게 한잔…비어페어링이 뜬다

시장포화로 적자 매장 늘자

한솥·폴바셋·맥도날드 등

저녁 이후 젊은층 공략 강화

한솥도시락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판매 중인 ‘맥주 페어링 메뉴’.한솥도시락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판매 중인 ‘맥주 페어링 메뉴’.




도시락전문점과 카페 등 기존에 주류를 판매하지 않던 외식업체들이 맥주를 판매하는 ‘비어 페어링’ 마케팅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최근 술 소비문화의 변화에 따라 가볍게 한잔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도시락 전문점은 물론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도 이색적인 맥주 열풍이 화두로 떠올랐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도시락전문점 한솥도시락은 이달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에 플래그십 스토어 1호점을 열면서 전문 도시락 업체로서는 이색적으로 생맥주를 정식 메뉴에 포함했다. 기존 매장에서 판매하는 도시락 50여 종과 함께 생맥주와 생과일 주스 등 음료 메뉴를 대폭 확대하고 치킨 같은 안주성 먹거리도 늘렸다. 회사 관계자는 “개점한 지 1개월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인근 대학교 등지에 식사와 음료, 간단한 치맥까지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20~30대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식사와 함께 간단히 맥주를 파는 매장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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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전문점과 패스트푸드 업계에서도 비어 페어링이 상종가다. 커피전문점 폴바셋은 지난 3월부터 8개 매장에서 생맥주를 판매하고 있다. 오피스 상권 내 일부 매장에서 병맥주 제품을 팔던 중 수요가 늘어나자 신선함을 앞세운 생맥주 메뉴까지 확대한 것이다. 맥도날드도 지난 2월 판교 테크노밸리에 수제 햄버거 매장인 시그니처 버거 매장을 개점하면서 아시아 맥도날드 매장 중 처음으로 맥주를 메뉴화했다. 다양한 음식과 함께 맥주를 즐기는 문화가 유행한 점을 고려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 같은 비어 페어링 사례는 이미 미국과 일본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맥주 소비가 많은 일본에서는 2013년 한 규동(고기 덮밥) 전문점에서 5,000원대의 저렴한 가격에 맥주와 안주를 즐길 수 있는 메뉴를 내놓으면서 열풍이 시작됐다. 이후 다른 규동 체인과 프랜차이즈업체들이 잇따라 맥주를 판매하거나 한정 상품으로 내놨다. 이를 계기로 퇴근 후 식사와 음주를 저비용으로 즐기는 소비성향인 ‘쵸이노미’가 더욱 확산, 일본 월간지 닛케이 트렌디가 선정하는 ‘2015 히트상품’에 선정되기도 했다. 미국 스타벅스는 2010년 술과 가벼운 안주를 판매하는 ‘스타벅스 이브닝’ 매장을 내놓고 병맥주, 와인 등 주류와 치즈 플레이트, 팝콘, 맥앤치즈 등 안줏거리를 판매 중이다. 스타벅스 이브닝 매장은 전 세계에 250여 개가 있으며 아시아의 경우 지난 3월 일본 도쿄 미루노우치에 첫 매장이 생겼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이색적인 비어 페어링은 주력 메뉴 판매가 줄어드는 저녁 시간대 이후 고객을 확보하려는 생존 전략의 일환”이라며 “실제 시장 포화로 적자 매장이 늘자 커피 전문점과 주류 비 판매업종들은 2~3년 전부터 제과와 디저트 등 다양한 ‘보조 메뉴’로 경쟁해 왔다”고 말했다.

이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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