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김상철 한글과컴퓨터회장,영업맨으로 시작 잇단 M&A 성공...IT신화 주역으로

한컴 SW매출만 1,000억

20분기 연속 경영실적 호조

청소년 SW교육에도 힘써

한글과컴퓨터그룹은 연매출 1,000억원 달성에 다가선 유망 중견기업이다. 국내 업체 중 순수 소프트웨어(SW) 매출만으로 1,000억원 안팎의 실적을 내는 기업은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다.

김상철 한컴 회장의 성공 비법은 적극적인 인수합병(M&A) 전략이다. 그의 M&A 수완은 한컴과의 만남 전부터 입증됐다. 과거 금호전기 영업본부장으로 근무하던 중 금호전기 자회사인 계측기 제조사 금호미터텍의 대표를 맡아 성공적으로 운영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그는 액정표시장치(LCD)업체 두레테크, 보안서비스기업 소프트포럼 등을 잇따라 인수하며 사업가로 거듭났다.

김 회장은 지난 2010년 한글과컴퓨터를 인수하면서 정보통신 업계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당시 세간에서는 주로 영업 분야에서 활동해온 김 회장이 정보통신 업계에 적응할 수 있을지 반신반의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그러나 김 회장은 20분기 연속 경영실적 개선을 이루며 실력을 입증했다. 지난해 한컴은 매출 845억원, 영업이익 29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약 10%, 2% 증가한 수준이다.


김 회장은 요즘 청소년 소프트웨어 교육을 주목하고 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인재 양성을 위해서다. 한컴은 올해 1월부터 초등학교 4·5학년 120명을 대상으로 코딩을 직접 배우고 설계해 결과물을 만드는 소프트웨어 교육을 실시했다. 아울러 클라우드 서비스를 바탕으로 일부 현장에 디지털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이는 전국 23개 초중고생 8,000여명을 대상으로 클라우드망을 통해 학생과 교사가 알림장·메모·채팅 등으로 소프트웨어 교육을 받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김 회장은 “한국은 세계적으로 교육열이 매우 높은 나라”라며 “초등학생부터 소프트웨어 교육을 실시한다면 정보통신기술 분야의 유능한 인력들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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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전자교과서를 만드는 작업에도 상당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한컴이 전자책 클라우드 서비스 플랫폼 ‘위퍼블’을 출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위퍼블은 누구나 쉽게 전자책을 제작하고 유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비스로 교육 소프트웨어 개발에 활용될 수 있다는 게 김 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가령 역사 교육을 디지털 교과서로 배우면 단순히 글자로만 배웠던 것을 재밌는 동영상으로 배울 수 있게 된다”며 “정부와 사교육 업체 등과 협의해 디지털 교과서 관련 사업을 3~4년 내에 준비해서 선보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해당 사업은 자회사 ‘한컴플렉슬’을 통해 진행되고 있다.

요즘 김 회장의 이목을 끄는 또 다른 주제는 언어다. 특히 업무용 프로그램 ‘한글’을 구성하는 언어 자체에 대한 관심이 높다. 김 회장은 11일 신라호텔에서 열린 ‘서울포럼’에서 세계적인 석학 재레드 다이아몬드 UCLA 교수에게 “통역·번역·음성인식 등 언어 관련 기술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국가 간 국경·장벽이 사라지는 등 언어와 글자가 모든 생태계를 바꾸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이 같은 아이디어와 기술들을 사내 벤처를 통해 적극적으로 사업화하려고 노력 중이다. 전자책 출판 플랫폼인 위퍼블과 디지털 교과서를 개발하는 한컴플렉슬 모두 사내 벤처에서 시작했다. 김 회장은 “기술 변화와 트렌드를 기반으로 하는 신사업에서는 빠른 의사결정과 실행이 중요하다”며 “벤처기업 육성을 통해 다양한 신사업에 적극적으로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영기자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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