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기업

AI·무인차…'4차 산업혁명'에 새판짜는 글로벌 기업

폭스콘 인력 6만명 로봇으로 대체

아디다스 해외공장 자국으로 유턴

로봇기술 활용 인건비 절감 그대로

무인차 투자 위해 부품자회사 매각

닛산 등 車업계 경영전략도 급변





인공지능(AI) 로봇, 무인자동차 등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이 글로벌 산업지형에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오기 시작했다. 공장 일자리가 대거 로봇으로 대체되는 것은 물론 인건비 절감을 위해 아시아에 생산기지를 뒀던 글로벌 기업이 로봇 생산으로 전략을 바꾸면서 리쇼어링(reshoring·해외 생산공장의 국내 이전)을 단행하는 등 제조업 생산기지로 자리 잡아온 아시아의 위상에도 변화의 조짐이 일기 시작했다. 앞으로 이 같은 흐름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4차 산업혁명이 초래한 생태계 변화를 맞은 기업들의 새판짜기도 분주하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28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애플 아이폰을 위탁 생산하는 대만 폭스콘은 6만여명의 제조인력을 로봇 생산으로 대체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궈타이밍 폭스콘 회장은 “우리는 최첨단 로봇 엔지니어링 기술을 활용해 이전에 사람이 했던 업무를 기계가 대체하고 있다”며 “앞으로 폭스콘 제조공정의 70%를 로봇이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폭스콘 외에 다른 대만 제조업체들도 인건비 절감 차원에서 로봇 생산장비 투입을 서두르고 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폭스콘을 포함해 중국 쿤산시에 생산기지를 둔 35개 대만 기업들이 지난해 산업용 로봇에 투자한 자금은 총 40억위안(약 7,266억원)에 달한다.

관련기사



로봇 생산기술을 무기로 그동안 아시아 등 해외 시장으로 이전했던 생산공장을 자국으로 옮겨 오는 글로벌 기업도 등장했다. 독일 스포츠 용품 업체인 아디다스는 내년부터 독일 내에서 로봇을 이용한 운동화 생산을 시작한다고 최근 발표했다. 아디다스는 독일 내 인건비 상승을 이유로 지난 1993년 국내 신발 생산을 중단하고 중국 등 해외 공장에 의존해왔으나 발달된 로봇 기술을 활용해 24년 만에 국내에서 제품을 생산하기로 한 것이다. 헤르베르트 하이너 아디다스 최고경영자(CEO)는 “독일 바이에른주 안스바흐에 4600㎡ 규모로 ‘스피드팩토리’라는 로봇 생산공장을 짓고 있다”며 “앞으로 미국에도 이와 비슷한 로봇 활용 생산기지를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아시아에서 약 100만명의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는 아디다스가 이 지역의 인건비 상승 때문에 로봇 생산기지를 도입하기로 했다며 나이키 같은 경쟁 스포츠 업체들도 로봇을 활용한 공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4차 산업혁명이 불러온 제조업 생태계 변화는 자회사 매각 등 기업의 경영전략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닛산자동차가 산하 최대 부품계열사인 칼소닉칸세이를 매각하기로 결정한 것은 자동차 산업의 미래로 평가받는 무인자동차 시장 투자를 위해서라는 분석이 많다.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닛산은 보유한 칼소닉칸세이 지분 41%를 전량 매각해 1,000억엔(약 1조755억원)을 확보할 예정이다. 신문은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무인차 비중이 확대될 경우 일반 내연기관차에 들어가는 부품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판단한 닛산이 이번 계열사 조정을 단행했다고 평가했다. 앞서 닛산은 자동차에 들어가는 고무부품을 생산하는 기누가와고무(지분 20.3%)도 일본 투자은행에 매각한 바 있다.

이경운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