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문학적 감성' 오바마 히로시마 연설 주역은 30대 보좌관

오바마, 원폭자료관서 직접 접은 종이학 4마리 선물

일본인 74% "오바마, 원폭투하 사죄할 필요 없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27일 일본 히로시마 원폭자료관을 찾았을 당시 주변에 있던 초중생 2명에 전달했던 종이학. /히로시마=교도연합뉴스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27일 일본 히로시마 원폭자료관을 찾았을 당시 주변에 있던 초중생 2명에 전달했던 종이학. /히로시마=교도연합뉴스




미국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원자폭탄이 투하된 일본 히로시마를 방문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성공적인 연설은 소설 창작을 전공한 30대 부보좌관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7일 오바마 대통령이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서 전 세계를 향해 “71년 전 구름 없이 맑은 아침에 하늘에서 죽음이 떨어졌고 세계는 뒤바뀌었다”는 문학적 표현으로 희생자를 애도하면서도 핵무기의 위험성을 효과적으로 경고할 수 있었던 데는 연설문을 작성한 벤 로즈(38)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부보좌관의 역할이 컸다고 가디언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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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즈 부보좌관은 오바마 대통령과 논의하며 이번 히로시마 연설의 초안을 작성했으며 만의 하나 발생할 실수를 피하기 위해 국방·국무·에너지부의 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로즈 부보좌관은 2001년 9·11테러를 계기로 정치에 뛰어들었으며 뉴욕대에서 소설창작론 석사학위를 받았다. 해밀턴 리 전 민주당 하원의원의 연설담당 보좌로 일하다 2007년 7월 오바마 진영에 합류했다. 그는 앞서 2009년 오바마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에 기여한 ‘핵무기 없는 세계’를 주창한 프라하 연설에도 힘을 보탰다.

한편 공원 옆 원폭자료관을 관람한 오바마 대통령이 일본 초중생에게 직접 접은 종이학을 선물한 일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직접적인 사과 없이도 일본인을 상대로 충분한 공감을 이끌어 낸 것으로 조사됐다. 교도통신은 28~29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원폭 투하를 사죄할 필요가 없다는 응답이 74.7%에 달했고 사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은 18.3%에 그쳤다고 전했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원폭자료관에 전시된 내용 가운데 2살 때 히로시마에서 피폭당한 뒤 종이학 1,000마리를 접으면 백혈병이 나을 것으로 믿고 접다 964마리를 접고서 숨진 사사키 사다코의 사진을 관심 있게 지켜봤다. 이후 자료관에 있던 학생 2명에게 매화와 벚꽃이 그려진 종이로 접은 학을 접어 선물했으며 자료관 방명록에 이름을 쓰고 난 후에도 종이학 2마리를 더 남겼다. 자료관은 조만간 오바마 대통령의 종이학을 전시할 예정이다.

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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