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블러드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구조조정을 두고 벌어진 중앙은행 발권력 동원 논란에 한국은행 손을 들어줬다.
블러드 총재는 30일 서울시 중구 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국은행 국제 콘퍼런스에 참석해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 중앙은행에 대해 조언하고 싶지 않지만 만약 미국에서 이런 문제가 발생했다고 가정할 경우 개인적인 의견은 중앙은행이 구조조정에 개입하면 안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앙은행이 구조조정 문제에서는 “독립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블러드 총재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정부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의 자본확충에 한국은행의 역할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 차원에서 나왔다. 한국은행과 정부가 참여하는 국책은행 자본확충 협의체는 자본확충펀드 방식에는 사실상 합의했지만, 여전히 수출입은행 직접 출자 등을 놓고는 이견을 보이고 있다.
블러드 총재는 또 미국의 금리 인상이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 등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으리라고 예상했다. 그는 “세계적으로 금융시장이 미국의 금리 인상에 잘 준비하고 있고 작년 12월에도 그랬다”며 “미국의 금리 인상은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이다. 세계 금융시장이 받을 충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현재 시점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상을 결정할 때 세계 금융시장 등 대외 변수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블러드 총재는 미국의 금리 인상 시기에 대해선 “나중에 데이터를 보고 판단해야 한다”며 말을 아꼈다.
그는 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중앙은행인 연준의 정책이 바뀔 가능성에 대해선 “백악관이 어떤 방식으로든 독립적인 중앙은행의 정책에 변화를 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블러드 총재는 그동안 미국 연방준비제도에서 물가안정을 중시하는 ‘매파’로 평가돼왔다.
앞서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하버드대학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앞으로 수개월 안에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일이 적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옐런 의장이 매파적 발언을 내놓음에 따라 이르면 다음 달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됐다. 연준은 작년 12월 기준금리를 0∼0.25%에서 0.25∼0.5%로 올리고 나서 올해 4월까지 동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