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 여성공학인재 양성 노력 절실

채기준 이화여대 공과대학장·공학교육혁신센터장

女산업기술인력 비중 11.6%뿐

'공학인재 부족' 향후 10년 대비

공대 진학·전공 살린 취업 늘려야

男위주 교육 과정 등도 개선을

채기준 이화여자대 공과대학장채기준 이화여자대 공과대학장




국가 간에 산업 비교우위와 미래유망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총성 없는 전쟁’이 치열한 무한기술경쟁 시대에 우수한 공학인재의 확보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기존의 생산 효율성을 강조했던 기술추격형(fast follower) 성장모델에서 혁신적인 기술확보를 통한 기술선도형(first mover) 성장모델로의 체질개선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시장예측과 기술개발을 주도할 수 있는 우수한 인재의 역할이 강조된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산업고도화에 따른 구조변화로 제조업 비중이 상대적으로 감소하는 추세고 이공계 기피 현상이 지속돼왔다. 또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학령인구의 절대적 감소로 공학 분야의 신규인력 수급이 더욱 어려운 실정이다. 최근 고용노동부에서 발표한 자료에서는 향후 10년간 거의 모든 공학 분야에서 인력 초과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른 여러 자료에서도 향후 유망한 공학 관련 미래유망 분야의 인력수급이 심각한 불균형을 이룰 것으로 예상했다.


공학 관련 미래유망 분야의 인력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교육의 양(관련 학과 진학 학생 수)과 질을 향상시키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 먼저, 양적인 측면에서 공학계열 학과로의 진학을 유도해 절대적인 공급을 늘리는 방안이 있다. 남학생의 경우 이미 공학계열로 진학하는 비율이 2015년 기준 37%로 충분히 높아 그 실효성을 거두기가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 여학생의 경우에는 현재 산업기술인력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11.6% 수준에 불과하며 공학계열로 진학하는 비율은 11.2%로 매우 저조해 공학계열로의 진학 유도를 통한 양적인 측면의 인력수급 불균형 해소 가능성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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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인력 공학 분야 진출 확대의 당위성은 산업 간 융복합을 통한 기술고도화와 정보통신기술(ICT) 발전에 따른 여성 친화적인 분야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음에서 찾을 수 있다. 산업구조가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개편되고 창의성·정밀함·세밀함을 요구하는 융복합적 신산업이 창출됨에 따라 여성공학인력의 활동 분야와 역할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미래가 유망한 ICT·신소재나노·첨단도시·환경기술·고부가식품·로봇기술·친환경에너지·헬스케어 등의 분야에서 알 수 있듯이 공학 분야는 기존 생산중심의 남성적 산업에서 고부가가치창출을 위한 기술·정보 집약적인 산업으로 변하고 있다.

그러나 여성공학교육은 질적인 측면에서 이러한 사회·산업적인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통적으로 공학 분야는 남성의 역할이 강조되는 분야라는 선입견이 존재해왔으며, 대학에서의 교육과정 또한 남성 중심적으로 구성돼 공학계열 여학생의 전공 분야에 대한 진로진출 및 취·창업이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많다. 한국교육개발원의 조사에 따르면 공학계열 여학생의 전공 일치 분야 취업비율은 남학생보다 매우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여성공학도 지원사업이 시행됐으나 비교과 중심의 소극적 프로그램으로 진행돼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했다.

앞으로의 공학교육은 미래의 사회·산업수요에 부합하며 학생들의 다양한 적성이 발전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산업 우위와 미래유망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기존의 전문화된 공학교육 프로그램을 발전시켜 나아가야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여성공학인재들의 역할에 대한 제고가 필요하며 여성공학도들의 진출을 도울 수 있는 융복합적 교과과정 개발, 진로 및 취·창업 지도, 교육환경 개선 등에 대한 노력이 필요하다. 여성공학인재 양성을 위한 노력은 미래유망 분야의 인력수급 불균형을 해소시키고 더 나아가서는 미래 산업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효율적인 방안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채기준 이화여자대학교 공과대학장·공학교육혁신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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