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기업

샤오미, 베끼다 베끼다 이번엔...화웨이 모방

화웨이 '지재권 우산' 따라하기

MS와 특허매입·공유 연대 결성

내수시장 부진에 해외진출 나서

경쟁사 베끼기 전략이 한계에 부딪히며 정체에 빠진 중국 휴대폰 업체 샤오미가 ‘특허’를 무기로 활로 모색에 나섰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와 특허 매입·공유 연대를 결성하면서 대대적인 전략 수정에 나선 것이다. 올 들어 중국 시장 1위를 차지하며 무섭게 성장하는 화웨이의 ‘지적재산권 우산 (IP umbrella)’을 모방해 미국·유럽 등 해외 시장 진출의 돌파구를 모색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샤오미가 MS로부터 클라우드, 멀티미디어 기술, 비디오, 무선통화 등 전방위에 걸쳐 특허 1,500개를 매입하거나 공유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두 회사는 샤오미의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 MS 오피스, 스카이프 등을 기본 소프트웨어로 제공하는 데도 합의했다. 양사는 구체적인 계약 내용과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샤오미가 MS와 손잡은 것은 중국 내 부진을 해외 시장에서 만회하기 위한 첫 단추로 풀이된다. 선진국 시장 진출에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지재권 문제를 특허 매입 및 공유계약으로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샤오미는 현재 화웨이는 물론 중국 시장에서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오포(OPPO), 비보(VIVO) 등 신예 업체들에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가트너의 조사 결과 샤오미의 시장점유율은 1·4분기 4.3%로 화웨이(8.3%)는 물론 중국 신예업체 오포(4.4%)에도 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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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재권 우산을 기반으로 한 해외진출은 샤오미를 제치고 중국 최대 스마트폰 제조업체로 부상한 화웨이가 먼저 사용해 성공을 거둔 전략이다. 화웨이는 2015년 말까지 약 5만300개에 이르는 특허를 출원하고 에릭손·애플 등 글로벌 업체들과 특허이전 및 상호사용 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특허전쟁에 대비하고 있다. 화웨이 창업자인 런정페이 회장은 최근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글로벌 업체들과의 특허연대를 “지재권 우산”이라고 강조하며 이를 “세계로 가는 표를 사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MS 역시 이번 계약으로 안드로이드 운영체계(OS) 탑재 사용자들에 대한 접근성을 넓히고 특허사용료 수익을 늘릴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MS는 노키아 모바일사업부 인수로 자체 브랜드와 OS를 통해 모바일 기반을 넓히는 전략이 실패하면서 삼성전자 등 안드로이드OS 스마트폰 제조사들과 제휴를 추진해왔다.

연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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