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은 자사주 731만2505주(6.89%)를 주당 2만3,200원에 처분한다고 1일 밝혔다. 총 금액은 1,696억원이 넘으며 두산중공업은 이를 부채 상환에 투입해 부채비율을 낮춘다는 계획이다. 두산중공업은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공모사채만 3,700억원 수준으로 재무 부담이 큰 편이다. 이밖에 두산중공업은 두산건설이 지난 2013년 발행한 4,000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에 대해 투자자들이 조기상환 요청을 해오면 대신 상환해주기로 해주며 두산건설 구하기에 나선 형편이다. RCPS는 상환권과 전환권을 포함하고 있는 우선주로 투자자가 계약한 조건에 따라 발행회사에 보통주 전환이나 상환을 청구할 수 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건설장비 자회사인 두산밥캣 역시 지난 2014년 상반기에 해외 투자자들로부터 차입한 17억 달러 가운데 1억2,000만달러를 조기 상환했다고 1일 밝혔다. 차입이 발생한 2014년 11월 1억 달러를 조기 상환한 데 이어 두 번째 차입금 조기 상환에 나선 것이다. 두산밥캣은 “실적이 꾸준히 개선되는 상황에서 영업을 통해 발생한 현금흐름으로 차입금 일부를 또 다시 조기 상환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두산밥캣은 지난해 미국 주택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매출 4조408억원, 영업이익 3,856억원을 달성했다. 지난 2007년 두산인프라코어에 인수된 이후 최대 실적이다. 최근 두산밥캣의 실적이 호조세를 보이면서 연내를 목표로 진행되고 있는 국내 유가증권시장 상장 작업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두산은 계열사·자산 매각을 통해 천문학적 수준에 달하는 부채 줄이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두산그룹은 금융감독원이 조만간 발표할 재무구조개선약정에서 빠져나간다는 목표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기업공개(IPO) 전 투자유치(Pre-IPO) 차원에서 두산밥캣 지분 24.5%를 7천억원에 매각했고 올 2월에는 알짜 사업인 공작기계사업부를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1조1,300억원을 받고 매각하기도 했다.
두산인프라코어 재무구조 개선의 핵심 작업인 두산밥캣 상장이 마무리되면 두산그룹의 총 차입금 규모는 지난해 말 11조원에서 8조원 수준까지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한재영·이종혁기자 jyha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