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가락·문정동 일대 노후 아파트 단지들의 재건축 추진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이곳에는 1984~85년에 준공돼 지은 지 30년이 넘은 아파트가 총 12개 단지 7,900여 가구가 자리 잡고 있다. 가락시영아파트를 재건축한 ‘송파헬리오시티’가 분양권 전매제한이 풀리기도 전에 수천만 원대 웃돈이 형성되며, 이에 자극 받은 주요 노후 아파트들이 잇따라 재건축에 나서고 있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가락·문정동 일대 재건축 단지 중 가장 진행이 빠른 곳은 가락1차현대·가락극동·가락삼환 등 3개 단지 3,100여 가구다. 지난 1일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재건축정비구역 지정이 보류됐지만 가장 빠른 사업속도를 보이고 있다.
◇입지여건 좋은 대단지 3곳 나란히 재건축 =사업 추진이 빠른 3개 단지 중 가장 관심이 높은 곳은 가락극동아파트. 지하철 5호선 개롱역과도 300m 정도지만, 3호선 경찰병원역도 1㎞가 안 된다. 왕복 6차선 동남로를 사이에 두고 가동초·가주초·송파중 등과 바로 붙어 있어 교육여건도 좋다. 특히 세 단지 중 가구별 대지지분이 가장 넓고 실제 거래가격도 가장 높다.
가락삼환아파트도 관심을 모은다. 가구 수가 1,139가구로 대규모다. 가락극동과 함께 최고 35층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외에 가락1차 현대아파트는 3호선 경찰병원역과 500m 거리의 역세권 단지로 주목을 받고 있다. 지하철은 물론 왕복 12차선 송파대로와도 가까워 다양한 버스노선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다만 비행장 고도제한구역에 걸려 최고층수가 22층으로 제한되는 것이 단점이다.
◇송파구 내 10여 곳 재건축 추진=정비구역 지정을 앞둔 이들 3개 단지 외에 추가로 인근 6개 단지도 안전진단 통과 등 재건축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선 1984년 준공된 가락삼익맨숀은 기본계획에서 공원 부지와 관련해 주민 반대를 겪으며 조금 늦어진 경우다. 현재 주민공람 절차를 진행 중이다. 가락상아아파트도 내년 초 정비구역 지정 신청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가락대림·가락우창·가락프라자·송파미성 등도 모두 안전진단 전후 단계다.
아직 본격적인 재건축 논의 단계는 아니지만 1988년 준공돼 곧 재건축 연한이 풀리는 올림픽훼미리타운 아파트도 관심이다. 4,494가구의 초대형 단지인 데다 ‘더블역세권’에 문정지구와 KTX 수서역 호재가 있다. 이 외에도 송파구 내 오금현대·방이한양3차·풍납미성 등 3개 단지가 정밀진단·기본계획 공람 단계를 진행하고 있다.
안민석 에프알인베스트먼트 연구원은 “송파지역은 교통·교육·생활 인프라 측면에서 이제는 ‘준강남’을 넘어 강남권으로 분류되는 곳”이라면서도 “하지만 중층 단지가 많고 정부 차원의 정책 호재를 기대할 수 없어 사업 진행속도와 개별 사업성을 꼼꼼히 따져보고 투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