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금리인상 등 다양한 글로벌 이벤트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6월 증시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증권사들이 매달 초 투자자들에게 제안하는 추천 모델포트폴리오(MP)를 살펴본 결과 이달에는 안정적인 실적을 내면서 성장 모멘텀도 갖춘 종목들이 주로 이름을 올렸다.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극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달에는 기본으로 돌아가 기초체력이 좋은 기업에 선별 투자하라는 것이다.
서울경제신문이 6일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6월 추천 MP를 분석한 결과 지난 1·4분기에 이어 2·4분기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해당 사업 분야에서 성장 모멘텀을 갖춘 종목들이 주로 추천됐다.
가장 대표적인 종목은 삼성전자(005930)와 네이버다. 두 종목은 6월 MP를 발표한 증권사들 중 삼성증권·미래에셋대우·IBK투자증권·교보증권 등 4곳으로부터 모두 6월 유망주로 꼽혔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2·4분기 실적 전망이 긍정적인데도 중국주들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편입이 이슈로 불거지면서 수급이 꼬여 주가가 오르지 못했다”며 “최근 중국 ADR(미 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 주식)의 MSCI 지수 편입이 결정되면서 수급 악재가 어느 정도 해소된 만큼 주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의 모마일메신저 라인의 광고 매출 본격화와 수익 모델 도입으로 올해 약 90%가량 광고 매출 성장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현대차(005380)·SK텔레콤·SK이노베이션·KT&G는 3개 증권사의 선택을 받았다. 이들의 공통점은 올 1·4분기에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거나 현재 주가가 저평가된 것으로 분류된다는 점이다. KT&G와 SK이노베이션은 올 1·4분기에 시장 예측을 뛰어넘는 성적표를 내놨다. 현대차와 SK텔레콤은 올 1·4분기 실적은 시장 눈높이에 못 미쳤지만 계절적 수요나 환율 시장 등을 감안할 때 하반기에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이달에 새로 MP에 편입된 종목들은 지난 1·4분기에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했거나 현재 주가가 기업가치 보다 저평가된 종목들이었다. IBK투자증권은 6월 MP에 한화테크윈, BGF리테일, 이상네트웍스, CJ E&M 등 40개 종목을 새로 편입했다. 이 중 대다수가 지난 1·4분기에 ‘깜짝실적’을 발표한 곳들이다. 김경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상장사의 2·4분기 이익은 과거 시장 경험상 직전분기와의 이익 연속성이 가장 큰 분기”라며 “전 분기에 실적이 좋았던 종목들 중에서도 연간 이익 추정치가 점점 올라가는 종목들을 주로 골라 편입했다”고 설명했다. 교보증권도 1·4분기에 실적이 양호했던 우수 펀더멘털 종목들을 새로 포트폴리오에 넣었다. 교보증권이 MP에 담은 동부하이텍·일진머티리얼즈·한온시스템 등은 지난 1·4분기에 시장 예측을 넘어선 실적을 낸 곳들이다.
삼성증권은 경기에 민감한 경기소비재 종목들을 새로 추천했다.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경기가 상대적으로 호전될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레저업종인 파라다이스(034230)를 비롯해 신세계·한국가스공사를 6월 MP에 포함시켰다. 경기소비재 업종의 비중도 확대해 전체 추천종목 중 경기소비재 비중을 지난달 20%에서 23%로 늘었다. 정보기술(IT) 업종도 25%에서 26%로 소폭 늘었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제가 하반기부터 우호적으로 변화하기 시작할 것을 보여 경기민감주 비중을 소폭 늘렸다”고 밝혔다. 미래에셋대우는 주로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종목을 새로 추가했다. 실제 이달에 추가한 15개 신규 종목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0.64%로 낮은 편이다. 대표 종목은 SK텔레콤, 현대홈쇼핑, 한국콜마(161890), CJ CGV(079160), 현대모비스(012330) 등 경기 관련 종목들이 많다.
한편 주요 증권사들의 지난 5월 MP 성과는 증권사별로 엇갈렸다. IBK투자증권의 지난달 MP는 연초 대비 3.51%, 미래에셋대우는 3.32%, 교보증권은 1.9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다만 삼성증권은 -1.62%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