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떠나는 김대환 노사정위원장 "할만큼 했다"

노사정 대타협 과정 담은 '(가칭)한국 노동시장의 진단과 처방' 조만간 출간

“이제 담배 피울 일은 별로 없겠죠. 점심에 국수를 먹었는데 속이 좋지 않을 줄 알았더니 맛만 좀 다를 뿐 불편하지는 않네요.”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이임식을 마친 직후 만난 김대환(사진)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위원장은 담담했다. 그는 끊었던 담배를 다시 들면서 달려온 3년간을 잠시 회상한 뒤 “건강증진 프로그램부터 가동해야겠다”고 허허 웃었다.


많이 아쉽지 않냐는 질문에는 “(노동계와, 경영계, 정부의 중재역할을) 할만큼 했다”고 답했다. 실제 지난해 9월 노사정 대타협이 성사됐으나, 2대 지침 추진과 관련한 정부와 노동계의 극심한 갈등에 대해 크게 책임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지난 1월 정부의 2대 지침(공정인사ㆍ취업규칙) 추진에 반발해 한국노총이 ‘9ㆍ15 노사정 대타협’ 파기를 선언한 직후 총괄 책임을 지겠다며 박근혜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고, 이날 사퇴서가 수리됐다. 그는 지난 2013년 6월 노사정위원장으로 취임했으며, 노사정 대화 결렬 직후인 지난해 4월에도 박 대통령에게 사퇴서를 제출했다. 사표를 수리하지 않았던 박 대통령은 노사정 대화 재개의 임무를 주며 같은 해 8월 김 위원장을 연임시켰다. 그는 노동계뿐 아니라 정부와 재계를 향해 쓴 소리도 서슴지 않으며 마라톤 협상을 통해 노동개혁을 위한 노사정 대타협을 이끌어 낸 일등공신이 됐다.


자연인으로 돌아간 김 위원장은 지난 노사정 대타협 논의 과정을 포함해 우리 노동시장을 주제로 ‘(가칭)한국 노동시장의 진단과 처방’ 책을 집필할 계획이다. 그는 “노동부 장관을 퇴임한 후 ‘한국 노사관계의 진단과 처방’이라는 책을 냈는데 노동시장 다음으로는 ‘한국 경제의 진단과 처방’, ‘한국 정치의 진단과 처방’까지 내려고 한다”고 밝혔다. 연말까지는 인하대 석좌교수로 후학 양성에도 힘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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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은 ‘희망의 꿈을 이어갑니다-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를 떠나’ 이임사에서 가급적 이른 시일에 꿈(노동개혁)이 실현되기를 바라지만 그게 그렇게 쉬운 게 아니라는 뜻을 담았다. 그는 “혼자 꾸는 꿈은 꿈으로 끝나지만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고 합니다. 함께 정성들인 희망의 꿈은 아름다운 현실로, 상생의 공동체로 피어날 것입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물러나면서 향후 박근혜 정부의 노동개혁 추진 방향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20대 국회 들어 새누리당이 노동개혁 4대 법안(근로기준법ㆍ고용보험법ㆍ산재보험법ㆍ파견법)을 다시 제출했지만 야당의 반대로 쉽지 않은 여건이다. 공공ㆍ금융 성과연봉제 도입도 숫자만 100%를 향해 갈 뿐 노동계의 반발로 갈등이 증폭될 우려만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치인 출신의 신임 위원장을 통해 현 상황을 풀어내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노사정위원장은 지난 2007년 물러난 조성준 제7대 위원장 이후로 정치인 출신은 없었다.

김대환 노사정위원장김대환 노사정위원장




황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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